어떤 투자 상품에 '원금 보장'이라는 문구가 있다면 사기를 주의해야 합니다. 안전자산인 예‧적금조차 한 금융회사당 최대 5천만원까지만 보호되기 때문이죠. 당연히 위험자산인 주식에선 원금은 물론이고, 레버리지로 인한 마이너스 손실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에 '원금 보장'에 가까운 상품이 등장했습니다. 미국에 상장된 '버퍼 ETF(상장지수펀드)'가 주인공입니다. 버퍼는 주식시장의 하락 충격을 흡수해 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버퍼 ETF의 핵심적인 특징은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 손실을 제한하고, 상승할 때 정해진 수준 이상의 수익을 포기하는 구조입니다. 또 1년을 기준으로 수익 상한과 손실 방어가 설정돼 일종의 '만기' 개념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버퍼 ETF로 총운용자산(AUM)이 가장 큰 'PJAN'는 S&P500 추종 ETF인 SPY를 기초자산으로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운용되며 수익 상한(Cap)은 14.24%, 손실 제한(Buffer)은 15%입니다. SPY가 20% 하락하면 내 투자 수익률은 –5%이고, 50% 상승해도 내 투자 수익률은 14.24%라는 뜻입니다.
버퍼 ETF는 현물 투자 없이 풋옵션과 콜옵션을 합성해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합니다. 콜옵션을 매수해 포지션을 구축하고 풋옵션 매수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동시에 콜옵션 매도로 수익의 상한을 설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버퍼가 100%인 ETF도 등장했습니다. 바로 'CPSM'과 'MAXJ'인데요. 둘 모두 S&P500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수익 상한은 CPSM이 9.81% MAXJ가 10.64%입니다.
이처럼 최근 ETF 시장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매월 배당을 주는 인컴(income)형 상품이 인기입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형 ETF 중 제목에 '인컴'을 포함하는 ETF의 시가총액은 2021년 말 92억달러에서 지난달 588억달러로 8배 이상 늘었고, 상품 수도 18개에서 85개로 증가했습니다.
국내 인컴형 상품으로는 '커버드콜 ETF'가 있습니다. 현물 매수와 콜옵션 매도라는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해 주가 상승 때 수익에 제한이 있지만 하락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죠.
인컴형 ETF는 이처럼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특성상 퇴직연금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키움증권 김진영 연구원은 "버퍼 ETF는 미국 보험사에서 변액보험 운용 목적으로도 적극 활용 중이며 이 외에도 운용사들은 은퇴를 앞둔 투자자, 주택자금 및 등록금 마련 등 예상되는 지출이 있는 투자자,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지닌 투자자들에게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버퍼가 100%라고 해도 만능은 아닙니다. 버퍼 ETF에 보통 1년이라는 만기 개념이 있다고 설명해 드렸는데, 이 만기 전에 매도하면 보장된 손실 제한을 적용받지 못합니다. 또 옵션거래이기 때문에 운용사가 결제 의무를 이행할 수 없을 때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버퍼 ETF는 운용보수도 높은 편입니다. 액티브 ETF인데다 파생상품을 운용하기 때문에 연 0.5~1.1% 수준입니다. S&P500을 추종하는 패시브 ETF 중 VOO(0.03%)와 IVV(0.03%)에 비해 운용보수가 높은 편인 SPY도 0.09%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