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신문에서 '주체 연호' 사라졌다…"김정은 독자 우상화 일환"

주체 113(2024)년 10월→2024년 10월
12일 기준 노동신문 홈페이지 및 각종 담화에서 사라져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서는 주체 연호 계속 사용 중
주체 연호 대신 서기 연호사용으로 정상국가 이미지 제고

김정은, 창립60주년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축하방문. 연합뉴스

북한의 노동신문에서 김일성의 출생연도인 1912년을 원년으로 해 연도를 표기하는 '주체 연호'가 사라졌다. 통일부는 "선대에 의존하지 않는 김정은 독자 우상화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주체 연호는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는 13일부터 사용하지 않고 있고, 인터넷 홈페이지 기준으로는 12일부터 사라졌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12일 밤에 낸 담화 등 각종 담화에서도 주체 연호의 표기 없이 서기 연호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조선중앙통신 등에서는 주체 연호가 17일 현재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12일을 기준으로 북한이 주체 연호를 사용하지 않되, 기관에 따라 순차적으로 적용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997년 김일성 사망 3년 상을 마치고 김정일 정권이 본격 출범하면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내각 등 5대 주요기관 명의의 공동결정서 채택으로 김일성 생일을 '태양절'로 정하고, 김일성이 태어난 해인 1912년을 원년으로 하는 주체 연호를 도입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올해 김일성 생일 명칭인 태양절 이름을 대체하고 김정은 초상화를 공개한 것처럼 주체 연호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선대에 의존하지 않는 김정은 독자 우상화의 일환"이라면서 "주체 연호를 일시에 사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 기관별로 하나씩 바꿔나가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주체 연호 대신 서기 연호만 사용하는 데는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 이미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적대적 두 국가'를 제기한 뒤 조국통일 3대헌장기념탑을 철거하고, 할아버지 김일성의 생일 명칭을 태양절 대신 '4.15절'로 사용하는 등 선대와 일정 정도 선을 긋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했을 때는 김일성·김정일 초상화와 함께 자신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렸고, 6월에는 김 위원장의 얼굴만 담은 초상휘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도로 폭파사실을 대내외에 보도하면서 "이는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제한 공화국 헌법의 요구"라고 밝혀, 최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적대적 두 국가'를 반영하는 헌법 개정이 이뤄졌음을 알렸다. 
 
다만 김 위원장이 연초에 지시한 영토조항 신설과 '통일' 및 '동족' 지우기가 개정 헌법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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