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영토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사람들이 미국에 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제안은 푸틴의 제안과 동일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말이다.
앞서 일부 언론들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유세 과정에서 "대선에서 승리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자신해왔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적은 없다.
다만 사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체면을 지키면서 탈출구를 찾길 원한다"며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이 사는 곳이 러시아 영토가 되더라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 포기는 평화를 위한 제안이 아니며 위험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항복 제안"이라며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대를 철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의사를 거듭 확인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와 연속선상에 있음을 확실히 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고 침략자들에 맞서야 하며 국제 질서와 규칙, 규범을 옹호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지원은 자선이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을 멈추고, 진정 지속적이고 정의로운 평화를 만들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는 공통된 견해를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 자신이 준비한 '전쟁 승리 계획'의 세부 사항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80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새로운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러시아는 지맘 2014년 3월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했고, 2022년 9월에는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강한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비롯해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4개 주를 합병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4개 주 영토 병합은 불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