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문제'에 자신 있는 트럼프…뒤쫓아가려는 해리스

트럼프 "집권하면 '제조업 담당 대사' 임명"
"미국을 세계의 제조업 본거지로 만들 것"
해리스 측, 구체적인 정책 비전 제시할 방침
"일부 조사, 경제 분야 격차 줄어 기대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이슈는 다름 아닌 '경제'이다. 24일(현지시간) CNN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1%가 경제를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다. 이는 또다른 대선 주요 이슈인 민주주의 수호(21%), 이민(12%), 낙태(11%)를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수치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소 과격한 언사와 각종 사법 리스크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경제 문제'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대선 막판까지도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몇 년간 극심했던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았던 사람들이 트럼프 시절의 경제를 그리워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CNN조사 응답자의 절반은 "트럼프 1기는 실패라기보다는 성공이었다"고 평가한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몸담은 "바이든 행정부는 실패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61%에 달했다.
 
이날 조지아 유세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비교 우위에 서있다고 보는 '경제 문제'를 강조하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경합주인 조지아 서배너에서의 유세에서 "집권하면 '제조업 담당 대사'를 임명하겠다"며 "트럼프에게 투표하면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조지아로 제조업의 대규모 엑소더스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미국을 세계의 제조업 산업이 재배치하는 이상적인 장소로 만들겠다"며 "만약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서 상품을 제조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상당한 관세를 내야 한다"고도 했다. 전매특허 같은 고율의 '관세 공약'을 또다시 꺼내든 것이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세금의 여왕"(tax queen)이라고 칭한 뒤 "해리스는 미실현된 자본 소득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라고 몰아세웠다.
 
이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시절 감세안으로 현재 21%까지 낮아진 법인세를 추가로 15%까지 인하겠다는 계획과 바이든 정부가 금지한 알래스카주 국립야생보호구역(ANWR)의 석유·가스 탐사를 재허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도 이번 주에 자신의 정책 비전을 재구성한 연설을 준비하는 한편 자신의 정책을 보다 자세히 설명한 문서(80페이지 분량)를 통해 자신의 정책 비전과 경제 메시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해리스 캠프가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은 적잖은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 미국의 경제를 과연 해리스가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고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과 무관치 않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7월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로 갑작스레 바통을 넘겨받으면서 자신의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널리 알리기엔 턱없이 시간이 부족했다.
 
물론 해리스 부통령은 그에게 주어진 짧은 선거 기간 동안 주택 구매자에게 지원을 제공하고, 자녀 세액 공제를 확대하고, 대기업과 고소득 미국인에게 세금을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조달 등 실행방법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해리스 캠프의 목적은 약 80페이지 분량의 문서에 공화당의 정책 청사진인 '프로젝트 2025'와 정확히 대조될 수 있는 구체적인 경제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급진 좌파'로 낙인 찍고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라고 부르는 것이 "터무니 없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고도 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측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경제 분야'에서의 트럼프 비교 우위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미국인들이 현 경제상황에 대해 조금 더 낙관적인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징후에 큰 기대감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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