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이 추석 이후로 연기됐다. 추석을 앞두고 민생 대책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이유지만, 일각에선 의료개혁을 두고 최근 불거진 당정 이견 표출이 배경이 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8일 "추석을 앞두고 당정이 모여 밥먹는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민생대책 고민하는 모습이 우선"이라며 "지도부 식사는 추석연휴 끝나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만찬을 통해 주요 현안에 관한 얘기를 나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추진 중인 연금·노동·의료·교육 개혁과 저출생 대책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도 연찬회 다음날 만찬을 하는거라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고려도 있었고, 추석 민심을 듣고 다시 잡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만찬을 먼저 제안했기에 연기 요청도 먼저했고, 당과 상의 끝에 연기됐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만찬 연기를 두고는 의료개혁을 두고 최근 불거진 당정 이견 표출이 자리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당정협의회가 끝난 직후 비공식적으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자고 제안했으며, 정부와 대통령실은 검토 끝에 이 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주장이 해법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법적으로 2026년 2천 명 증원은 이미 공개된 데다가, 의대 정원 증원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의료개혁 추진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인식도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교육과 의료개혁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료개혁 관련 대통령실의 입장은 한동훈 대표를 포함한 여당 측 의견과 무관하게 항상 일관되고 변함이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