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몸싸움, 아수라장 된 지천댐 설명회 결국 무산[영상]

댐 건설 반대 주민들 설명회 점거
곳곳서 "환경부 물러가라" 구호



정부가 발표한 기후대응댐 후보지 가운데 하나인 충남 청양 지천댐 건설을 두고 환경부가 진행하려던 주민설명회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 끝에 열리지 못했다.

환경부 관계자를 막아서는 주민들과 이를 보호하려는 경찰, 댐 건설에 찬성하는 주민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면서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27일 오전 지천댐 설명회가 열리기로 예정된 청양문화예술회관에서 반대 측 주민들은 설명회를 열지 말 것을 요구하며 환경부 관계자 등과 대치했다.

방청석 곳곳에서 "물러가라", "결사반대" 구호와 행사장 안으로 들어오려는 환경부 관계자들을 반대 측 주민들이 막아서는 과정에서 욕설과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일부에서는 반대 측 주민들과 찬성 측 주민들이 서로 삿대질을 해가며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상황도 목격됐다.

지천댐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환경부는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고형석 기자

행사장 관리를 위해 배치된 경찰이 "채증하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반대 측 주민들은 더 격렬하게 반응했다.

반대 측 주민들은 단상으로 올라가 설명회를 열지 말 것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환경부 관계자들이 올라서는 것을 막아섰다.

지천댐 설명회 자리에서 댐 건설을 찬성하는 주민들과 반대하는 주민들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고형석 기자

결국 환경부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설명회가 불가할 것 같다"며 진행을 포기했다.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도 곳곳에서 몸싸움이 이어졌다.

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지난 26일 청양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도민과의 대화에서도 주민 설득에 나선 김태흠 지사를 향해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댐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천댐은 홍수 예방댐이 아니며 댐이 생기면 폭우 시 대청댐과 용담댐과 방류와 더불어 청남면 등 지천 하류 지역이 더 위험해진다"고 주장했다. 또 "안개와 일조량 부족, 서리 증가로 농가 소득이 떨어질 것"이라며 "가축에게도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것"이라고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돈곤 청양군수는 "희생만을 강요하고 청양에 일방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댐 건설이라면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댐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환경부 관계자를 막아서고 있다. 고형석 기자

언론인 간담회 자리에서 김 지사는 "댐 건설은 국가적 사업으로 도는 큰 틀 속에서 볼 수밖에 없다"며 "댐 건설 추진 과정에서 지역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을 두고서는 "두 번, 세 번 만나겠다"며 "실무 책임자들이 만나서 입장을 듣고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천댐은 환경부 계획에 따라 청양군 장평면과 부여군 은산면 일원에 저수 용량 5900만㎥ 규모로 만들어지게 된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