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찜통더위'에 피해 확산…정부, 폭염관리관 첫 전국파견

전국 182개 구역에 폭염특보
누적 온열질환자 1546명…11명 사망
행안부, 현장상황관리관 전국에 첫 파견
기상청 "체감온도 38도까지 올라"
강릉 113년만 최장 열대야…서울도 15일째

연합뉴스

전국에 연일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가축이 폐사하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5일 전국 182곳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온열질환자는 1546명으로, 이 가운데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행안부는 파악했다. 3일 하루에만 3명이 숨졌으며, 6월 11일부터 지난 3일까지 폭염으로 인한 폐사한 가축은 25만 7483마리로 집계됐다.
 
상황이 악화되자 행안부는 이날 17개 시도에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해 폭염 대처 상황을 긴급 점검한다고 밝혔다. 폭염으로 현장상황관리관이 파견되는 것은 2018년 폭염이 자연 재난에 포함된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다.
 
기상청은 같은 날 폭염특보를 전국에 발효하며 체감온도가 38도까지 올라 매우 무덥겠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밤부터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돌풍 천둥, 번개를 동반한 30~50mm의 강한 소나기도 내릴 전망이어서 기온은 습도와 함께 다시 오를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일최고체감온도는 경기 양평군(옥천면) 38.5도, 강원 홍천군(점팔봉리) 37.3도, 충남 아산시 36.7도, 전라 담양군 37.4도 등이다.

서울은 7월 21일 이후로 15일째, 강릉은 7월 19일 이후 17일째, 제주는 7월 15일 이후 21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강릉은 이날 역대 최장 열대야 기록(2013년 8월 3~18일)인 16일을 넘어서며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11년 이후 113년 만에 가장 긴 열대야를 보이고 있다.
 
광주 지역에는 지난 7월 22일부터 2주째 열대야가 지속되며 일부 아파트 단지에 열대야 정전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광주 광산구 등에 따르면 전날인 4일 오후 7시쯤 신창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만 20개 동 1700여 세대 가운데 6개 동 540여 세대의 전력이 끊겼다.

그보다 조금 전인 오후 6시 55분쯤에는 대구시 군위군 의홍면의 한 참깨밭에서 7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밭일을 하던 중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날 오후 광양시 광양읍에서는 노점상을 운영하던 80대 여성 B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B씨는 이송 당시 체온이 41.5도에 달했으며 열 실신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 단기·중기예보에 따르면 폭염은 광복절 무렵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발표한 중기예보에서 오는 8~15일 아침 최저기온을 23~27도, 낮 최고기온을 30~35도로 전망했다.
 
올여름 폭염은 한반도 상공에서 강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중첩돼 '열돔'을 형성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만 될 뿐 빠져나가지 못해 한반도 전체가 끓어오르는 것이다.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발생일은 12일로,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2018년 같은 기간(9.5일)보다도 더 많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예보 기간(광복절까지) 동안 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무더운 날이 많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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