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 지적에…오세훈 "정신이 번쩍 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7월 31일(현지시간) 오후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촌 홍보전시관을 찾아 입주기업 개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중국 베이징의 창업 지원 인프라와 로봇·AI 기술 발전 상황을 직접 확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초과학과 첨단기술에서 한국이 중국에 뒤처지고 있는데도 한국이 중국의 변화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지적에 "정신이 번쩍 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특히 서울의 혁신·창업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는 것을 돕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오 시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바이두와 텐센트, 샤오미 등 중국 대표 기업들이 탄생해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촌(中关村)을 방문했다.

중관촌에는 베이징시가 지난 2014년 6월 조성한 '창업거리(Inno-way)'가 조성돼 있는데, 여기에는 50여 개 창업 지원 서비스 기관이 입주해 3천여 개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안내에 나선 글로벌혁신센터(KIC중국) 김종문 센터장은 "기초과학과 5G 등의 첨단기술에서 한국이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면서 "미래 한중 간 과학기술 경쟁이 불가피하며, 경쟁을 위해서는 중국의 산업 트렌드를 배우는 것이 미국 시장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중국의 시장 크기나 노동력, 지하자원 등을 보고 중국에 접근했다면, 앞으로는 중국의 기술과 혁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중국 산업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7월 31일 오전 베이징 이좡경제기술개발구에 위치한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를 방문해 텐궁을 비롯한 다양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그는 미중 관계가 험악한 가운데서도 "미국 톱10 기업들이 금지사업인 메타를 빼고는 다 중국에 들어와 있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을 과거의 지식과 경험으로 판단해서는 현재의 변화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정신이 번쩍 난다"면서 중국의 창업 기업 지원 전략과 서울지역 혁신·창업 기업의 중국 진출 방안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오 시장은 이날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를 방문해 중국이 최근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톈궁(天工)'과 로봇팔, 전자 피부 등 중국의 로봇과 AI 기술의 현주소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서울시도 현재 로봇 기술 개발, 실증 지원, 로봇인공지능과학관 개관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로봇 기업과 지원 시설이 집적된 '수서 로봇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앞으로 중국과의 경쟁과 협업은 불가피한 부분이라는 점을 확인한 대목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8월 1일 베이징에 진출해있는 현지 기업인들과 만나 중국 기업환경과 서울시 지원방안 등을 공유했다. 이 날 간담회에는 대ㆍ중견기업, 스타트업 등 30여개사가 참석했다. 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다음 날인 1일(현지시간)에는 베이징 현지에 진출한 대·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30여 개 회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중국의 산업·경제 현황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현재 여러 가지 이유로 중국에서의 사업 환경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기업인들의 목소리와 바람을 충분히 듣고 서울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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