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전시당위원장과 세종시당위원장 선출을 두고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차기 시당위원장은 2년 뒤 치러질 2026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2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현재 대전시당에서는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과 박정현 의원(대전 대덕구)이 시당위원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이로써 현역 국회의원 간 맞대결이 이뤄지게 됐다.
애초 시당위원장 직무대행으로 7석을 모두 가져와 총선 승리를 이끈 장 의원이 무난하게 추대되는 분위기였으나, 박정현 의원이 도전장을 내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장철민 의원은 22일 시의회에서 출마 기자 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투쟁의 플랫폼이자 탄핵의 전위가 될 것" 이라며 "(시당위원장이 되면) 대전시당을 윤석열 퇴진 대전운동본부로 비상 전환하겠다"라고 밝혔다.
박정현 의원도 이튿날 시의회에서 출마 기자 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도 분출하는 당원들의 변화에 대한 목소리를 담아 내야 이재명 대표와 함께 지방선거와 대선에 승리해 도탄에 빠진 지방과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시당위원장 선출이 추대가 아닌 경선으로 이어질 경우 후유증이 남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 의원과 박 의원 간 정파별로 나뉘어 경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2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시기에 당내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에 대해 두 의원 모두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장 의원은 "경선이라는 게 쉽지 않다. 아무래도 경쟁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을 거로 생각하고 저도 걱정"이라며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지난주 우리 지역 국회의원과 핵심 당직자들께 인사를 드리며 경선 이후 대전시당이 하나 될 수 있도록 정말 많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며 "나부터도 경선을 잘 치르고 그 이후에 더 큰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은 "경쟁이기 때문에 약간의 그런 건 있을 수 있지만, 지난주 장철민 의원과 오랜시간 만나 둘 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며 "이번 과정에서 특별한 분열 양상은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구갑)도 기자들과 만나 "경선보다 대화를 통해 합의하는 것이 낫다"고 밝힌 바 있으나 결국 합의에 실패하며 경선이 진행되는 모양새다.
대전시당은 오는 25~26일 차기 대전시당 위원장 선출을 위한 후보 등록을 진행한다.
차기 시당위원장은 단독 후보일 경우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통해 유효투표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되며, 후보가 2인 이상일 경우 대의원과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통해 시당위원장을 선출하게 된다.
차기 시당위원장 투표 결과는 8월 11일 열리는 대전시당 제1차 정기당원대회에서 발표된다.
세종시당위원장 선거의 경우 강준현 의원(세종을)과 이강진 세종갑 지역위원장 간 2파전으로 치러진다.
특히 세종시당위원장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지는 것은 지난 2012년 시당 출범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세종갑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못한 가운데, 시당위원장 선출은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인사 간 대결이 성사됐다.
민주당 세종시당은 오는 24일 선거관리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선거 절차를 확정하고, 오는 8월 11일까지 시당위원장을 선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