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우선협상 배경엔…尹 정상회담, 특사 파견 등 '총공세'

尹대통령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 안덕근 산업부 장관 특사 파견 등 설득전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코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배경에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 외교를 비롯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체코 특사 방문 등 우리 정부의 활발한 설득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한두 달 사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직접 체코에 특사로 방문했다"며 "현지의 다양한 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가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고 어떻게 이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 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한-체코 정상회담에서도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을 만나 직접 우리 측 경쟁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이 지난 50년간 축적해 온 원전 건설 기술과 운영 노하우, 우리 측 금융기관의 협력 준비 등을 거론하며 힘을 실어달라고 완곡하게 말했다는 것이다. 앞서 UAE 바라카 원전 수주 경험에서 드러난 납기 준수, 예산, 가동률 등 면에서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가졌다는 점도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라카 원전 사업 이후 UAE 내 원전 전문가가 대폭 늘어난 점 등이 한국과의 비즈니스로 인한 기술 발전 효과에 타국의 긍정적인 판단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이번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경쟁 상대였던 프랑스를 꺾은 데엔 원전 경쟁력뿐만 아니라, 진전된 한미관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한수원이 세계적인 원전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관련 소송이 걸려 있는 점이 최종 계약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체코가 볼 때 한미관계 내지는 미국의 최근 협조 상황을 볼 때 해당 사안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우리나라의 과거 경제 성장 노하우에 대한 상대국의 관심을 비롯해 반도체,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을 비롯해 통신, 첨단 디지털, 바이오·양자기술, 원전과 방산 등 산업 포트폴리오가 비교적 다양하게 짜여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앞서 나토 정상회의 당시 스웨덴, 핀란드, 영국 등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원전 사업 문제에 대해 각국 정상들과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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