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 2일차인 16일(현지시간)에도 귀에 붕대를 한 채 행사장에 등장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 포럼에 '엄지척'을 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환호하는 당원들을 향해 손을 치켜들고 주먹을 쥐어보이며 귀빈석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찬조 연설자들의 발언을 웃는 모습으로 지켜봤으며 별도의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장한 뒤에는 행사장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공중 악수' 장면, 계단에서 넘어지는 장면 등과 함께 이민자 정책을 비판하는 동영상이 상영됐다. 이날 행사는 '미국을 더 안전하게'를 주제로 찬조 연설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 이민 문제를 고강도로 비판했다.
특히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와 각을 세웠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에 나섰다.
헤일리 전 대사는 3월 경선 포기를 선언하면서 곧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지 않았으며 하차한 지 2개월여 경과한 지난 5월에야 11월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날에야 비로소 완전한 지지 선언을 한 셈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100% 의견 일치를 본 것은 아니었으나 의견이 일치할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많았다면서 "우리는 미국을 계속 강하게 하고 안전하게 하는 데 동의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등장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을 위해 일어섰지만 악마 취급을 당하고, 소송을 당하고, 기소를 당하고, 거의 목숨을 잃을 뻔 했다"면서 "우리는 그를 실망시킬 수 없으며 미국을 실망시킬 수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었을 때, 우리의 국경은 안전했고, 조국은 존중 받았다"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첫해인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와 그 과정에서의 미군 병사 13명 사망에 대해 "진저리를 쳤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두 사람이 이날 연단에 올라 '충성 맹세'를 하면서 피격 사건을 계기로 공화당이 완전한 '트럼프 정당'이 됐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