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재개에 대응해 전 군(軍)에 휴일 비상소집령을 내린 것이 과연 적절한 조치였는지를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토요일인 8일 자정 무렵 긴급 지시를 통해 국방부 본부와 모든 부대 장병 및 군무원에게 9일 정상 근무할 것을 명령했다.
때문에 통보를 늦게 확인하는 바람에 지각 출근하거나, 일요일에 갑자기 어린 자녀를 맡길 곳이 없는 간부들은 자녀와 동반 출근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막상 출근은 했지만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정상 일과'를 시행하라고 지시했지만 휴일에 정상적 교육‧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였다.
군 내부에선 "비상소집을 해놓고 정상근무를 시키는 게 과연 앞뒤가 맞느냐"라는 불만 섞인 반응이 나왔다. 전 군이 북한 풍선의 향방을 지켜본 것 외에 딱히 할 일이 없었다는 얘기다.
북한 오물풍선 자체가 즉각적 위협은 아니라고 판단되는 상황에선 합참과 관련 부대 선에서 대응했어도 충분했다는 것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이날 오후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전 군 휴일 비상소집은 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인복무규율상 비상소집 발령 요건(27조)은 국가비상사태나 작전비상사태, 천재지변 및 기타 재난 등이다. 이밖에 '지휘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도 발령 요건에 해당되지만 앞선 규정을 감안하면 매우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
휴일에 군 전체를 비상소집한 것은 그 자체로 초유의 일이다.
1994년 7월 9일 북한 김일성 사망(실제 사망은 8일)과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사망(실제 사망은 17일) 당시 전 군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정도가 비슷한 전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