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본격 일정 돌입…14억 인구 잡는다

광물·에너지 등 자원 풍부한 '글로벌 사우스' 핵심 아프리카 공략
54개국 속한 아프리카 연합 국제무대서 '캐스팅 보트' 역할 하기도
식민지 지배 공통점으로 친밀감↑, 한강의 기적 비결로 中과 차별화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환영만찬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 만드는 미래: 동반성장, 지속가능성 그리고 연대'를 주제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4일 막을 올린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아프리카 지역 48개국 대표가 참석한다. 정부 출범 이래 최대 규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말부터 시에라리온 정상과의 오찬 회담을 시작으로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10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 및 참가국 대표단 환영 만찬을 열었고, 4일에는 한·아프리카 다자 정상회의와 친교 오찬을 진행한다.

이번 회담을 통해 우리 정부는 광물과 에너지 등 자원이 풍부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의 핵심인 아프리카 국가와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부터 용산 대통령실에서  레소토, 코트디부아르, 모리셔스, 짐바브웨, 토고, 르완다 등 6개국 정상과 릴레이로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오후엔 모잠비크, 상투메프린시페, 기니비사우, 카보베르데 등 총 4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이어갔다.

지난 2019년 출범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는 인구 14억, 국내총생산(GDP)은 3조 4000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시장이다. 또 핵심 광물 자원이 풍부해 4차 산업혁명을 위해 반드시 협력해야 할 파트너이기도 하다.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적 측면에서도 아프리카의 도움이 주요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제 무대에서 아프리카가 평화와 안보 의제 논의를 주도하고 있고, 쟁점 사안이 있을 때 54개국 아프리카 연합이 '캐스팅 보트'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경제협력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식민지 지배라는 공통점을 가진 우리나라가 침략의 역사를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경제발전 경험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연합뉴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 문서들을 채택해 교역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자유무역과 선진 관세행정 시스템을 아프리카 국가들과 공유하면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 이행을 지원하고, 아프리카 시장 진출 과정에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우리의 경제발전 경험을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와 일본 중국 등 이미 아프리카와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주요국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IT강국'이라는 장점을 부각한다면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양대학교 유럽-아프리카 연구소장인 김성수 교수는 "이번 아프리카 정상회담을 통해 자원 확보에서 다양한 루트를 만들 수 있고, 아프리카와 우리나라가 IT 생태계가 유사한 만큼 국내 스타트업이 아프리카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는 도로 등 사회 인프라가 부족한 대신 온라인 분야가 상대적으로 발전돼 있다. 아프리카 인구의 70%가 모바일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다.

한류와 같은 문화적 접근도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로와 해상 실크로드)를 내세운 중국이 아프리카에 활발히 진출해 있지만 인프라 건설에서 중국 노동자를 고용하고 중국 물건을 쓰게 하면서 현지 반감이 컸다"며 "우리의 경우 식민지 역사라는 공통점과 한류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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