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의협회장 "'의료계가 단일案 안 냈다'?…정부, 괴벨스식 선동"

임현택,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의료계 입장은 일관되게 '전면 백지화'"
"정부, 정말 대화 원한다면 자꾸 의사 위협하지 말고 '제로베이스'서 시작해야" 주장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차기 회장 당선인.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이 의대정원 증원 관련 의료계의 입장은 '전면 백지화'에서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의협을 포함한 의료계가 '합리적 단일안'을 내면 재논의를 검토해 보겠다고 밝힌 정부에 대해서는 독일 나치 정권의 선전 장관이었던 요제프 괴벨스를 들어 "괴벨스식 선동"이라고 비난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료계는 단 한 번도 (의대 증원 관련) 단일안을 안 낸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의료계 전반의 총의는 "일관되게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자(였다)"고 부연했다. 
 
의대 증원에 대해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정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임 당선인은 "예를 들어 대통령께서는 '2천 명도 최소(증원규모)다', 총리께서는 '2천 명 조정 여지가 있다'(고 한다)"며 "(보건복지부) 장관, 차관은 '2천 명은 흔들릴 수 없는 원칙이다'(라고 하는데) 도대체 정부 측 단일안을 (먼저) 좀 가지고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사태 초반부터 의대 증원 자체를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는 게 임 당선인의 주장이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는 그 하나하나(가) 오히려 환자들한테 나쁜 영향을 미치고, 현재 잘 돌아가는 의료시스템을 완전히 붕괴시킬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시급하게 백지화를 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많은 국민이 '의사 수 부족'의 근거로 꼽는 '응급실 뺑뺑이'와 관련해선 "응급실 의료인력이나 시설에 관계없이 '무조건 환자를 받아라'(라고) 하고 만약 법적인 문제가 되면 정부가 책임지는 게 아니라,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다 뒤집어쓰게 돼 있는" 시스템이 근본적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임 당선인은 '소아과 오픈런'에 대해서도 "보상이 너무너무 적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소아과) 진찰료는 아이 한 명을 보면 진찰료가 대략 1만 5천원 정도인데 일본은 7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불공정한 보상이 배경이지, 소아청소년과 의사 수급이 원활치 못해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다.
 
의견 차가 커도 일단은 정부와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아야 하지 않겠냐는 진행자 질의에는 지난 26일 자신에 대한 경찰의 추가 압수수색을 들어 "이것은 대화 테이블에 칼을 올려놓고 '너네, 대화하자 그러는데 왜 안 나오니' 하는 것과 같다"고 답변했다.
 
또 의협도 의·정 대화를 재개할 용의는 있지만, 정부가 '증원 원점 재검토'를 약속하는 것이 우선임을 거듭 강조했다.
 
임 당선인은 "(정부가) 정말 대화를 원한다고 하면 모든 전제를 떠나서, 자꾸 위협하지 말고 '당신들도 원점 검토(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자. 우리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겠다'고 해야 대화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와 함께 '보이콧'을 선언하고 불참 중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대해서도 "(앞서 복지부 차관과) 일대일 대화를 했는데도 (의견이) 반영이 안 되는데 이런 회의에 왜 들러리로 나가야 하는지 근본적 회의가 있었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지난달 말 제42대 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 당선인은 내달 1일부터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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