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오월과 제주의 사월 '4월 걸상 설치'… 육지 최초 4·3 조형물

김수진 수습기자

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공동대표 김희중 대주교(전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홍세화 장발장은행장)는 2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산로 68번길 13)에 제주 4·3 희생자를 기억하는 4월 걸상을 놓았다고 밝혔다.

육지에 세워지는 최초의 4·3 조형물이다. 지난해 5월, 제주도민들이 마음을 모아 5·18 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오월걸상(제6호 걸상)을 건립한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광주시민들이 제주를 기억하는 움직임이다.

4월걸상추진위원회에는 오월어머니집(김형미 관장), 광주전남기자협회(류성호 회장),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김현성 대표), 광주전남영상기자협회(김경록 회장), 표정두열사추모사업회(이재식 회장), 호남대 민주동문회(장길상 회장), 변선화 ㈜비긴위드, 윤진영 ㈜록연 대표, 정선교 ㈜대명외식산업 대표 등 광주지역에 뜻있는 단체와 시민들이 참여했다.

인권연대 오월걸상위원회 제공

또한 인권연대 제주 지역 회원들도 뜻을 모았다. 4월걸상 건립 비용은 100% 시민들의 모금으로 이뤄졌다. 무엇보다 광주광산구청이 조형물 설치 장소를 마련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날 진행된 제막식 행사에는 강우일 주교(前 천주교 제주교구장), 김희중 대주교(前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제주4·3유족회(김춘보, 한문용), 5·18기념재단, 오월걸상위원회, 4월걸상추진위원회(추진위원), 박병규 광주광역시 광주광산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설치되는 조형물은 제주에서 활동하는 강문석 작가의 작품으로 작품명은 '민중의 힘'이다. 제주 4·3 학살의 상징인 총알이 꺾인 모습을 형상화했고, 꺾인 총알 밑에는 민중의 힘을 상징하는 제주 몽돌을 놓았다.

제주의 몽돌은 제주의 하천을 구르고 굴러 바다까지 이르게 되는데 거칠고 큰 바위가 바다에 이르는 시점에는 작고 둥글고 매끈한 몽돌로 변한다. 거친 시간을 견뎌내며 작아졌지만 결국 민중의 힘이 모여 4.3의 폭력을 견디고 이겨낸 것과 같은 뜻을 담았다.

의자가 되는 총알이 꺾인 단면 위에는 제주 4.3의 상징인 동백꽃을 동선으로 각인했고, 그 옆에는 '제주 4·3, 오월 광주'라는 글귀를 새겨 넣었다. 민중의 힘은 어떤 폭력도 이겨내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획득하고, 유지하고, 확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아울러 일상의 '기억 공간'이자 '쉼의 장소'에 작품을 설치함으로써 누구나 앉아 쉬면서 4·3과 5·18을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인권연대는 5·18정신을 전국화·현재화 하기 위해 지난 2017년 3월 20일 '오월걸상추진위원회'를 출범했고 지금까지 부산, 목포, 명동성당 앞, (구)경기도청 앞, 마석모란공원 입구, 서귀포시청에 이어 이번 광산문화예술회관 광장에 제7호 걸상을 설치했다. 오는 5월에는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군에 오월걸상 제8호를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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