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오륙도 트램, 희망고문" vs 박재호 "대안이 무빙워크?"

부산 남구 뜨거운 감자 '오륙도 트램' 놓고 공방
국힘 박수영 "타당성 없다면 무빙워크·BRT 등 대안 찾아야"
민주 박재호 "어렵게 딴 국가사업…힘 합쳐 추진해야"

부산 오륙도선 트램 디자인. 부산 남구 제공

4·10 총선에서 선거구가 합쳐져 현역 간 맞대결이 성사된 부산 남구에서 두 후보가 이 지역 최대 화두인 '오륙도선 트램'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건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남구갑)이다. 그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륙도선 트램이 2018년부터 논의되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며 "(예비타당성 재조사에서)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이 나면 빨리 대안을 찾아야 한다. '반드시 연결하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거나 희망고문을 연장할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오륙도선 트램 사업은 지난 2019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기연)의 무가선 트램 실증노선 공모에 최종 선정되면서 본격 시작됐다. 전체 5.2km 노선 가운데 일부인 경성대·부경대역~이기대입구 1.9km 구간에 정거장 5개 규모로 무가선 저상트램을 우선 달리게 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사업비 문제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박수영 의원은 "트램의 최종 목표는 트램 그 자체가 아니라 교통난 해소로,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램 노선 변경과 무빙워크 설치, 간선급행버스(BRT)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부산 남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박 의원 캠프 제공

그는 "복개천인 용호본동 도로가 트램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트램이 2개 차선을 차지하면 편도 1차선밖에 남지 않아 엄청난 교통 혼잡이 생길 것"이라며 "복개천 위로 가겠다는 고집을 버리고 조금 더 일찍 우회전을 해 용호재개발구역 안에 트램 전용 도로를 확보하고, 1.9km가 아니라 5.2km 전체를 건설해야 그나마 타당성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항에서 흔하게보는 무빙워크를 대단지 아파트인 LG메트로시티까지 깔아서 많은 인구가 이걸 타고 경성대 입구까지 가게 하는 방법도 있다. 일본이나 홍콩에서 볼 수 있는 모델"이라며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간선급행버스(BRT)로, 경성대입구역에서 LG메트로시티까지 중간정류소 없이 왕복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부산 남구 선거구는 박수영 의원이 있는 남구갑과 박재호 의원의 남구을이 하나로 합쳐졌다. 오륙도선 트램은 기존 남구을에 속한 용호동 지역의 만성적인 교통 체증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이 사업에 신경을 써 온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남구을)은 지난해 국비 30억원을 추가 확보하기도 했다. 이에 박재호 의원은 박수영 의원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박재호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륙도 트램은 수십 년간 주민 염원과 정부 의지가 합쳐저 추진되는 국가 사업이자, '남구의 KTX 사업'"이라며 "박수영 의원님은 '박재호 사업'이라 생각하지 말고, 남구 미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니 완성을 위해 힘을 합쳐달라"고 말했다.

부산 남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 박 의원 캠프 제공

박 의원은 "트램은 기존 철도와 달라 자동차 도로 위에 설치하므로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면 트램도 다닐 수 있다. 개인 자동차 운전을 대체할 만큼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용호본동 구간은 단선 및 가변 차로제 등을 통해 초기 교통 혼잡을 최소화로 설계 중"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무빙워크 제안은 혹시 제가 모르는 도입 효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메트로시티~경성대입구 무빙워크 도입은 트램과 같은 도시철도와는 별도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박수영 의원님께서 공약하고 예산 등 이행 방안을 제시해 주민 선택을 받으시라"라고 제안했다.

또 "BRT 역시 경제적으로 좋은 방안이지만, 용호동 주민들과 함께 한 토론회에서 주민 대부분 버스와 별반 다르지 않은 BRT보다는 도시철도 도입을 원했다. 그리고 BRT 역시 전용선로를 이용해야 효과가 있는데, 트램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도 궁금하다"라고 되물었다.

박 의원은 "박수영 의원님은 오륙도 트램을 법대로 하자, 타당성이 없으면 대안을 찾겠다고 하셨는데, 법대로 세상이 돌아가지 않으니 국회의원이 있는 것 아니겠나. 법을 고치고 만들라고 주민들이 국회로 보낸 것"이라며 "제가 정부 실세 등에 부탁해 예산을 확보했을 때 저보다 먼저 '예산 확정' 축하 플래카드를 거신 만큼, 오륙도 트램이 오륙도에 갈 때까지 함께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상에서 한 차례 공방을 주고 받은 두 사람의 '오륙도선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박수영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국가 최고 전문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하고 있으므로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게 올바른 자세"라며 "산업은행 이전 등 큰 주제가 많이 있는데, 트램에 매몰되고 그걸 쟁점화해 희망고문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반면 박재호 의원은 "박수영 의원이 제안한 무빙워크는 전용도로도 있어야 하고 돈이 더 많이 든다. (박 의원이) 무슨 검토를 했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노약자나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트램을 통해 지역 소멸에 대응하고 지역 활성화 효과도 기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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