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제주CBS·제주MBC·제주일보·제주의소리 등 언론4사가 확정한 10대 어젠다에 대해 집중 점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5일 밤 방송된 제주MBC시사기획 '이슈잇다'에선 유권자 중심의 선거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제주 언론4사가 확정한 10대 어젠다와 35개 세부과제를 점검헀다.
김동욱 제주 언론4사 선거보도자문단 위원장은 "지난 2월 15일 각 분야 전문가 7명으로 제22대 총선 선거보도자문단이 출범했고 20여 일 간의 활동을 통해 10대 어젠다와 35개의 세부과제를 확정했다"며 "지난 21대 총선의 7대 어젠다보다는 늘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총선은 지방선거와 다르기 때문에 도지사나 지방의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벗어나 지방과 중앙의 가교 역할을 하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입법 과제 등을 어젠다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조인호 제주MBC 기자도 "국회의원은 지역의 일꾼이기도 하지만 국정 과제를 끌어가야 할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지방분권이나 제주 제2공항 등 지역 현안은 물론 노동 존중과 성평등, 인구 양극화 등의 보편적 입법 과제들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김재범 제주일보 편집국장은 "유권자 중심의 정책 선거로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어젠다 선정 작업이 이뤄졌다"며 "10대 어젠다와 35개 세부과제는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질의 형식으로 보내 답변을 받은 뒤 4개 언론사가 TV와 라디오, 신문, 인터넷으로 후보자별 비교 분석하는 기획보도를 진행하고 후보 초청 토론회에도 활용된다"고 강조했다.
강호진 제주대안연구공동체 공공정책센터장은 "어젠다 선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최종 선정된 어젠다를 보면 제주가 당면한 현안들을 잘 짚어냈고 특히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기후위기 문제를 중요한 의제로 포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위원장은 "4년 전 총선 어젠다와 다른 것이 기후변화에 따른 구체적인 내용이 추가됐다는 점"이라며 "일회용품이나 일회용컵 문제를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충돌하는 문제를 비롯해 저출생과 청년이탈,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인구 구조변화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들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 언론4사가 확정한 어젠다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선도하는 새로운 지방분권 △4·3 화해와 상생 넘어 인권과 미래 가치로 △제주 제2공항 갈등 해법 △위기의 지역경제 재도약 △기후위기 시대 제주 환경 보전 △노동 존중과 사회적 약자 보호 △성평등과 돌봄체제의 대전환 △청년 이탈·고령화 심화, 인구 양극화 극복 △필수 의료 인프라 구축과 의료 격차 해소 △문화·예술·체육 활성화와 정체성 정립 등이다.
눈에 띄는 후보 공약에 대해 김재범 제주일보 국장은 "제주시을 선거구의 경우 민주당 김한규 후보는 수소경제를 통한 일자리 확대를, 국민의힘 김승욱 후보는 제주시 동부권 신도시 건설을, 녹색정의당 강순아 후보는 10만원 청년 임대주택 실현을 각각 공약으로 제시했고 서귀포시 선거구는 민주당 위성곤 후보가 제주 해녀 어업지원을 위한 법률 제정을, 국민의힘 고기철 후보는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지역주민 지원 특별법 제정을 각각 약속했다"고 말했다.
김동욱 위원장은 "지난 21대 총선의 공약 이행실태를 보면 참 우울하다"며 "한국메니페스토 실천본부 평가에 따르면 제주 국회의원들의 공약 이행률은 전국 17개 시도가운데 거꾸로 3등이다"고 비판했다.
이번 총선에서 쟁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강호진 센터장은 "최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있고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며 "언론4사가 확정한 10대 어젠다에도 필수 의료 인프라 구축과 의료격차 해소 등이 담긴 만큼 각 후보들에게 어떤 입장과 정책 대안이 있는지 꼼꼼하게 물어봐 달라"고 주문했다.
김동욱 위원장은 "제주 제2공항 문제를 놓고는 당내에서도, 후보끼리도 조율이 안돼 서로 다른 공약을 제시하는가 하면 제2공항과 연계한 신도시 건설 공약들을 남발하고 있다"며 "당 차원의 조율된 공약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범 제주일보 국장은 "제주도가 현행 2개 행정시 체제를 바꿔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를 부활하고 행정권역은 3개로 나누기 위해 주민투표를 하려고 하는데 세대간, 지역간 입장차가 있는 것 같다"며 후보들의 입장과 대응도 지켜봐야 할 부분으로 지목했다.
조인호 제주MBC 기자는 "제주시 지역에 40대와 50대 인구가 많고 전국 선거의 흐름과도 연계되는 만큼 야당이 내세우는 정권 심판론이나 민주당 공천 파동 등이 선거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총선 후보들이 반영해줬으면 하는 공약에 대해 김동욱 위원장은 "제주도 물류 유통시스템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내놓아야 하고 택배배 지원과 관련해서도 2천원~3천원을 받기 위해 소비자들이 일일히 신청하는 것 보다는 물류 택배회사가 한꺼번에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호진 센터장은 "노동존중과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후보들의 공약이 구체화돼야 한다"며 "실현을 위해선 입법 과정이 중요한데 얼마나 진정성있게 대응하는지를 유권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인호 기자는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 계획이 2000년 초반에 시작돼 20년이 지난 만큼 앞으로 계속 갈 것인지, 다른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가 명확해져야 한다"며 "후보들의 건설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범 국장은 "제주 청년들이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방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데 주거와 일자리문제 해결 등 청년들이 제주에 정착할 수 있는 공약이 구체화 돼야 한다"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