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전, 어게인 콘서트' 28일 시작…윤도현 열고 황정민 닫는다

대학로 학전 소극장 전경. 학전 제공
오는 3월 15일 33년의 역사를 마무리하는 대한민국 공연예술의 산실 대학로 학전 소극장(대표 김민기)의 마지막 무대가 펼쳐진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가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학전 소극장에서 열린다. 학전 출신 가수·배우와 학전의 DNA를 간직한 후배 가수 등 학전을 사랑하는 이들이 출연한다.

콘서트는 28일 여행스케치, 윤도현 위드(with) YB 허준의 무대로 시작해 3월 14일 가수 박학기, 권진원, 노찾사, 정동하, 알리와 배우 황정민이 함께 하는 김민기 트리뷰트로 끝맺는다.

7일 유재하 동문회는 가수 김영우(스윗소로우), 노아윤, 몽글 등과 배우 김윤석, 배해선, 9일 김광석 다시부르기는 가수 동물원, 박학기, 자전거탄풍경, 알리, 여행스케치, 장필순, 박시환, 한동준, 유리상자가 무대에 선다.

11일 학전 배우 데이는 방은진, 배해선, 서범석, 설경구, 오지혜, 장현성 등 학전 출신 배우들이 학전 레퍼토리 갈라 콘서트와 토크를 선보인다.

황정민, 설경구, 장현성, 김윤석과 함께 '학전 독수리 5형제'로 불린 조승우는 이번 무대에는 서지 않는다. 그는 지난 1월 제8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오페라의 유령'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직후 "학전은 내게 배움의 터전이자 추억의 장소였고 집이었다"며 수상의 영광을 학전과 김민기에게 바쳤다.

인터파크 켑처
1991년 3월 15일 김민기가 개관한 학전(學田)은 한국 대중문화사에 크고 작은 궤적을 만들어왔다. 33년간 359개 작품을 기획·제작하면서 공연예술인이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 배움의 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예술가들의 못자리 역할을 해왔다.

학전은 학전블루와 학전그린 소극장을 운영하며 '김광석 콘서트'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등 라이브 콘서트 문화의 시발점이 됐다.

4천 회 이상 공연한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비롯 '모스키토' '의형제' '개똥이' 등 우리 정서와 노랫말이 살아 숨쉬는 한국적인 뮤지컬을 선보이며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지하철 1호선'은 최초의 기획 프로덕션, 최초의 라이브 뮤지컬, 원작 저작권료 면제, 장기 상설공연, 최초 중국진출 뮤지컬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2004년부터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에 집중해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복서와 소년' '아빠 얼굴 예쁘네요' 등을 공연했다. 돈 안 되는 어린이·청소년극을 무대에 올리는 이유에 대해 김민기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가 한 쪽에서 버티고 있어야 할 것 같아 막을 올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지속적인 경영난과 김민기의 병환으로 학전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소식을 접한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학전의 사정이 외부로 알려졌다. 3월 15일 이후 학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학전의 정신과 DNA를 간직한 공간으로 거듭나 계속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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