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시의회 3년째 '밥 한끼' 없는 불편한 동거

[기자수첩]

스마트이미지 제공

전남 광양시와 시의회 간 '밥 한끼' 없는 불편한 동거가 3년째 이어지면서 지역사회의 눈총을 사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오찬 회동이 당정갈등을 봉합하려는 정부·여당의 시도로 주목을 받았듯, 정치인의 '밥 한끼'는 단순한 식사자리가 아닌 분명한 메시지를 담을 때가 많다.

지자체와 기초의회에서도 '밥 한끼'의 메시지가 중앙정치와 다를 이유가 없다.

양측의 수장이 함께 하는 자리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소통의 메시지가 되는데다 시정과 관련한 이견을 때때론 식탁에서 조율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정인화 광양시장과 서영배 시의장 사이의 '밥 한끼' 자리는 실종된 지 오래다.

민선 8기 3년차가 되도록 몇 차례 공식적인 테이블 외에는 사적으로 만나 소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지역사회에서 공공연한 이야기다.
 
시의회 정례회 전후 관례로 이어왔던 시장과 시의회 간 차담회도 민선 8기 들어 단절됐다는 게 광양시의원들의 이야기다.

이같은 소통 부재는 시정에도 고스란이 반영되는 모양새다.

실제 시의회는 지난해 12월 행정사무감사 종료 후 강평을 통해 집행부의 소통 부재를 지적했으며 같은 달 정례회 본회의에서는 광양시의 2024년 본예산을 100억 원 이상 삭감했다.

시의회는 앞서 정인화 시장의 공약 사업인 '이순신 철동상' 건립에 대해서도 수차례 관련 예산을 부결시키기도 했다.

'밥 한끼' 자리 없는 수장들 사이에서 매끄러운 시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지역사회의 중론이다.

광양시와 똑같이, 무소속 시장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장인 순천시가 시장과 시의장이 함께 언론 인터뷰에 참여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더욱 대비된다.

특히 정인화 시장이 국회의원 재임 당시 서영배 시의장이 같은 당에서 시의원으로 활동했던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불편한 동거에 더욱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광양참여연대 김진환 사무처장은 "정인화 시장과 서영배 의장 모두 양측의 불통이 시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알면서도 노력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시민들을 위해 하루빨리 서로 만나서 시정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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