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평화 및 안보'를 주제로 공개회의를 열고 최근 북한제 탄도미사일을 사용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았다. 이에 러시아는 '잘못된 정보'라고 맞서는 등 열띤 공방이 이어졌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여러 차례 사용했고, 추가 미사일 발사도 예상된다"며 "먼저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전날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북한제 탄도미사일로 12월 30일, 1월 2일, 1월 6일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며 "러시아의 북한제 탄도 미사일 조달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도 "러시아가 북한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은 한반도 안보에 심각한 함의가 있을 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실존적 위협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된 북한제 탄도미사일이 460km를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원산과 부산간 거리와 일치한다는 점을 짚은 것이었다.
황 대사는 "악한 자가 승리하는 유일한 필요조건은 선한 자가 아무런 행동도 않는 것"이라며 유엔 모든 회원국들의 안보리 결의 준수와 함께 북·러간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북한제 미사일 정보는 며칠 전 미국 정부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정작 우크라이나군은 이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며 "미국은 사전 확인도 없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북한산 미사일로 추정되는 잔해를 공개하면서 "그동안 북한군이 열병식 등에서 공개했던 것과 형태가 유사하다"면서도 "현재로선 북한이 이 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이같은 우크라이나 발표의 '약한 고리'를 언급하며 반박의 근거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안보리 회의에 앞서 한·미·일과 영국, 프랑스, 몰타, 슬로베니아, 우크라이나 등 8개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북한제 탄도미사일을 이용한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수십명이 죽고 수백명이 다쳤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가담하는 것은 지위를 명백히 악용하는 것"이라며 러시아를 직접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