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문제로 대한민국이 국가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외신에서 제기된 데 이어 한국 국방력의 약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한국군에 새로운 적이 생겼다:인구 수학(South Korea's military has a new enemy: Population math)'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저출산에 따른 국방력 약화 문제를 조명했다.
CNN은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는 한국이 서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충분한 군인 수를 유지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N은 "한국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경계하기 위해 현재 약 50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성 1인당 0.78명의 합계출산율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인구 셈법'이 한국의 가장 큰 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CNN에 "현재의 병력 수준을 유지하려면 연간 20만명이 입대해야 하지만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는 25만명에 불과했다"며 "20년 후 이 아이들이 입대할 때가 되면 약 12만5천명만 징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태어날 신생아 수 역시 2025년 22만명, 2072년 16만명으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우리 통계청은 추산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병력 규모를 2000년대 초반부터 2020년까지 27.6% 줄여 50만명 선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이는 북한의 위협이 줄어들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CNN은 평가했다.
북한이 올해에만 5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보복 입장을 거듭 밝히는 등 북한의 안보 위협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CNN은 한국이 군 기술 첨단화와 정예화를 통해 국방력 유지를 모색하고 있지만 기술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병력은 국방력 유지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앞서 이달 초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칼럼을 통해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국가의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전한 바 있다.
로스 다우서트 NYT 칼럼니스트는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의 인구 감소가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감소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