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경기도는 경기연구원(GRI)에 의뢰해 '경기 동부 국가간선도로 기능 강화를 위한 신규노선 발굴'에 관한 자체 연구를 시작했다. 지난달 착수해 5개월간 진행되는 연구다.
서울-양양(춘천)고속도로와 국도 6호선 등 경춘축 간선도로의 상습적인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에서 추진 중인 인근 고속도로와 이어지는 신규 간선도로를 발굴하기 위한 취지다.
양평고속도로의 종점을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기준인 양서면으로 했을 때와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의혹에 휩싸인 강상면으로 했을 경우 등으로 나눠, 춘천고속도로와의 연결 방향성을 짚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용역은 별도 예산 투입 없이 도 산하 연구기관을 통해 이뤄지는 학술연구로, 세부적인 수요예측과 경제성 분석 등을 위한 기술적 연구는 추가 용역으로 병행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도는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용역예산 3억 원을 반영했으나, 경기도의회에서 삭감돼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재추진 할 방침이다.
추경으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기존에 진행 중이던 다른 국가도로망 사업의 연구용역을 활용해 양평-설악 노선에 관한 사전타당성 조사를 이어가겠다는 게 도의 전략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양평고속도로 예타 보고서에 명시된 사업목적 중 '춘천고속도로 교통 체증 해소' 내용을 보면, 애초 왜 양서면 종점안이 예타 노선안이 됐는지 짐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여사 일가 소유의 땅들이 대거 확인된 강상면 종점안보다, 기존 예타 결과대로 양서면을 종점으로 두면 향후 춘천고속도로와 연결하기가 더 용이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또한 국토부는 양평고속도로 예타 발표 후 4개월 뒤인 2021년 9월 10년 단위로 세우는 국내 최상위 도로계획인 2차 국가도로망 종합계획을 고시했는데, 이때 기존 동서7축 지선으로 계획됐던 양평고속도로를 서울-춘천-양양 등으로 이어지는 '동서9축'의 지선으로 바꿨다.
도로법(시행령 제18조)의 지선 지정 기준을 보면 인근 도시, 항만, 산업단지 등을 직접 연결해 접근성을 높이거나 교통물류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양평고속도로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장기 상위계획에는 '직접적인 연결 표현'은 없을 수 있으나, 두 도로를 '같은 축으로 묶은 것' 자체에 주목해야 된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도 있었다.
특히 양평고속도로의 장래 노선축을 고려하면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원안이 특혜의혹에 휩싸인 변경안(강상면 종점안)보다 더 유리하다는 용역사 임원의 증언도 국감에서 나왔다.
하지만 국토부 측은 여전히 '연결 계획이 없고, 지선은 중심축을 보완하는 노선'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두 도로의 연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CBS노컷뉴스가 연속 단독보도한 바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십수 년간 추진돼 온 양평고속도로가 계속해서 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기초적인 연구 자료가 국가도로망 계획에 소중한 백 데이터(근거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도로는 연결과 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