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싸우는데 왜 세금을? 국민 60% 예산 지원 반대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스마트이미지 제공

소싸움대회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예산 지원을 반대하는 여론이 과반수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싸움대회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필요한 예산 지원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비전코리아가 정읍녹색당 의뢰로 10월 29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싸움대회에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반대'하는 응답이 60.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률 2.8%, 표본오차 95% 신뢰도 수준에서 ±3.5%)
 
전국 11개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소싸움 경기는 한번 진행할 때마다 시상금, 출전수당, 심판·진행비, 시설임차비 등 약 2억원이 소요되며 이를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자체 예산 지원에 대한 반대여론이 우세한 것은 소싸움이 동물학대라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로 분석된다. 녹색당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싸움대회가 동물권을 유린한다는 것에 대한 국민 인식이 올라갔다고 본다"고 전했다.

지방자치단체 소싸움 예산지원 찬반조사 결과. 녹색당 제공

 
동물자유연대 강재원 활동가는 "소싸움을 하다 보면 소들이 자연스럽게 상해를 입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동물감수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시민들도 소싸움대회가 옳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번 소싸움대회를 열면 소요되는 2억이 결국 다 세금"이라며 "2억을 논란이 있는 행위에 쓰는 게 맞냐"고 꼬집었다.
 
소싸움 경기가 동물학대라는 문제의식이 제기되며 지난 10월 전북 정읍시는 내년도 소싸움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시 정읍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4년간 대회가 열리지 않아 싸움소 농가가 많이 줄었고 사회적 인식도 변화해 내년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소싸움대회를 운영하는 지자체들은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소싸움 경기와 지자체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청도군 관계자는 CBS와 통화에서 "지난해 소싸움 경기에 청도군 예산 약 2억원이 지원됐다"며 "경기에 소모되는 예산보다 지역 홍보효과가 더 크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소싸움축제는 청도를 대표하는 축제"라며 "소싸움 경기는 청도의 인지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관광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창원시 관계자도 "작년에 소싸움대회를 개최했을 때 객석이 모자랄 정도로 관광객이 많이 방문했다"며 "소싸움대회는 다른 축제와 연계해서 지역을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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