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낮에 찾은 경기도 일산동구의 풍산동행정복지센터. 점심시간이라 직원들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행정전산망 마비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민원인의 발길도 끊겨 사무실은 텅텅 비었다.
직원 2-3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주민등록 등초본과 인감증명 발급 등 민원인 업무는 중단된 상태였다.
자리를 지키고 있던 공무원은 "9시 이전에 출근해 전산망에 접속하려 했으나 아예 열리지 않아 일을 못했다"며 "민원인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이 행정복지센터는 일을 못 보고 돌아간 민원인들에게 '오후 2시 이후에 다시 오시라'고 안내문자를 보내놓고 전산망이 복구되길 기다리는 중이다.
관계자는 "일부 업무가 가능한 경우도 있으나 오류가 뜨는 경우가 잦다"며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 행정 전산망에 장애가 생겨 민원인과 공무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쯤부터 현재까지 전국 시군구 행정전산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주민등록 등본과 초본 발급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담당자 로그인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민원서류 발급에 어려움이 있다"며 "문제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시군구 전산망이 장애를 일으키면서 지자체 업무는 물론 행정복지센터 민원 업무 처리도 이처럼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청 민원실과 행정복지센터 등을 찾은 민원인들은 필요한 서류를 발급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무인발급기도 전산망 오류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 수지구청 관계자는 "평소 이 시간이면 등초본 등 민원서류를 40건가량 발급하는 데 오늘은 업무 개시 후 2시간 넘도록 단 한 건도 발급하지 못했다"며 "방문하신 민원인들에게 전산 마비 상황을 설명해 드리고, 전화번호를 받아 복구되면 알려드린다고 공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산망 장애로 주민등록 등초본 외에도 농지원부, 기초생활 수급 증명, 장애인 증명서 발급 등 민원 업무도 처리되지 않고 있다.
일부 주민센터에선 직원들이 사용하는 내부용 PC 화면에 "현재 네트워크에 문제가 발생하여 시스템 이용이 안 되거나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 문구만 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정부24 서비스도 현재 접속이 지연되는 등 작동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행정안전부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공무원들이 로그인할 때 검증하는 경로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행안부는 전산망 긴급 복구에 나서는 한편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