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만화·웹툰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 이용자의 '주 1회 이상' 이용 비율은 2021년 66.9%에서 2022년 69%까지 상승했지만 올해 62.8%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20대(-7.2%)와 40대(-8.5%), 50대(-8.9%) 이용 비율 감소폭이 컸다.
거의 매일 웹툰을 본다고 답한 충성 독자 역시 지난해 24.7%에서 올해 20.4%까지 줄었다. 보고서는 엔데믹 이후 외부 활동이 늘어나며 디지털 콘텐츠 이용률 증가세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인기 장르에 편중되는 스토리라인과 웹툰 제작 스튜디오를 유사한 작품이 양산 되면서 다양성 부재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같은 추세는 웹툰 유료 구독에도 영향을 줬다. 웹툰 유료 결재 경험 비율은 올해 45.6%로 작년(45.7%) 대비 소폭 줄었다. 유료 결제 빈도 역시 '주 1회 이상'이라는 답변은 올해 14%로 작년(14.3%)보다 줄었다. '주 3~4회'라는 답변은 작년 5.1%에서 올해 3.8%로 크게 감소했다. 대신 '2~3개월에 한 번' '4개월~1년에 한 번'이라는 응답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즐겨보는 웹툰이 있다'는 응답에서도 올해 63.9%로 작년(68.6%)보다 줄었다. 이용자들은 개별 인기 작품을 기억하기보다 판타지, 학원물, 좀비물 등 장르로 기억하는 경향이 늘었다. 이는 비슷한 내용의 작품이 양산되면서 피로감이 가중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기 출판만화 상위 10위에는 '원피스'가 1위를 차지했고, '슬램덩크' '명탐정 코난' 귀멸의 칼날' 등 일본 만화가 뒤를 이었다. 한국 만화는 '이태원 클라쓰'(5위), '열혈강호'(7위)만이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귀멸의 칼날' 등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출판만화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슬램덩크' 만화의 경우 애니메이션 영화가 흥행하면서 등장 캐릭터의 매력에 호감이 생긴 여성 팬층의 구매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슬램덩크 만화책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250만부가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웹툰 이용 창구로는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IT 기업 산하의 네이버웹툰(84%), 카카오페이지(32%), 카카오웹툰(28.4%), 네이버 시리즈(27.8%)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인스타그램의 급부상이 주목을 끌었다. 작년까지 중소 웹툰 플랫폼인 레진코믹스, 탑툰, 리디 등이 격차는 컸지만 네이버·카카오의 뒤를 이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인스타그램 이용율이 13.6%로 중소 웹툰 플랫폼을 따돌렸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율 연재하는 웹툰이 늘면서 '인스타툰'이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주제는 주로 일상툰으로 이용자들의 공감을 사기 쉽고 비슷한 내용의 양산형 웹툰과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웹툰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는 네이버 도전만화, 베스트 도전만화 등은 수천 개 작품들과 틀거리 안에서 경쟁하지만, 인스타그램은 이용자가 브랜드가 되고 상품이 되는 SNS라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