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이었던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이 모두 야당 단독 주도로 통과됐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이를 막겠다며 무제한 토론을 신청하는 이른바 필리버스터를 예고해 왔는데,
직전에 전격 취소하면서 쟁점 법안들은 바로 통과됐습니다.
자세한 소식 국회에 나가 있는 서민선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민선 기자
[기자]
네, 저는 지금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오늘 국회 상황을 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민주당은 당초 예고했던대로 쟁점 법안인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을 본회의에 상정했습니다. 여야간 합의가 안됐던 법안들인데, 다수 의석을 이용해 본회의 도중 의사일정 변경으로 밀어붙였습니다.
그래서 이를 지연시키기 위해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 신청을 예고했었는데요,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제도인 이른바 '필리버스터'를 준비한겁니다. 각 법안마다 15명씩, 한 명당 2~3시간씩 토론에 나서는 것으로 총 60명의 의원들이 이를 준비했었습니다.
당초 계획은 법안 1개당 하루씩 나흘을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법안을 상정했는데도 필리버스터 신청을 하지 않더니, 결국 바로 표결로 이어져 통과가 된겁니다.
[앵커]
필리버스터를 하기로 예고까지 다 했는데, 갑자기 안한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장의 취재 기자들 입장에서도 갑작스러웠는데요
표결이 끝나고 윤재옥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라는 소수당의 반대 토론 기회마저도 국무위원 탄핵에 활용하겠다는 악의적인 정치적 의도를 묵과할 수 없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앵커]
국무위원 탄핵에 활용한다는게 무슨 말인가요?
[기자]
네, 오늘 본회의에서는 말씀드렸던 쟁점법안 상정 외에도 민주당 의원들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현직 검사 2명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에 대한 방통위의 해임 처분이 법원에서 잇달아 효력이 정지됐다는 점을 이유로 이동관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습니다. 또 고발사주 의혹이 있는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와 자녀 위장전입 의혹이 있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 대해서도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습니다.
국회법에 따르면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첫 본회의에 보고가 되고, 이후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열어서 무기명 투표로 이를 표결해야 합니다. 오늘 이들 탄핵소추안이 보고가 된겁니다.
[앵커]
그거랑 필리버스터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
[기자]
만약 국민의힘에서 필리버스터를 하게 된다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를 중단시키려고 했을 겁니다. 그런데 필리버스터 중단 조건이 가동 이후 24시간이 지난 이후부터 가능하거든요. 1개 법안을 상정하고 필리버스터 한 다음에 24시간 후 표결로 종결. 이후 그 다음 본회의로 넘어가서 다음 법안을 또 상정하고 다시 필리버스터하고 종결하고.. 이런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24시간이 지난 후 다음 본회의로 넘어가게 되면 이제 앞서 말씀드렸던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도 가능하게 되는 겁니다. 국회법상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열어서 표결을 하면 되는거니까요. 국민의힘에선 이걸 막고자 필리버스터를 포기한 겁니다.
[앵커]
결국 국무위원 탄핵소추안 통과를 막고자 필리버스터를 포기한 셈이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어차피 필리버스터를 계속 하더라도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통과를 영원히 막을순 없거든요. 게다가 법안이 통과되서 대통령에게 넘어간다고 해도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다시 국회로 돌아오게 되거든요.
근데 탄핵소추안의 경우에는 이번에 통과되면 헌법재판소에서 판단을 내리기 전까지 직무정지를 당하는 등 불이익이 있게 됩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막을 수 있는 선택을 한 셈입니다.
더군다나 탄핵소추안 발의에 대해 규정한 국회법에는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열어 표결하지 못할 경우 해당 탄핵소추안은 자동 폐기가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11일부터 해외 순방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바로 본회의를 열지 못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탄핵소추안 폐기까지 고려하고 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치부 서민선 기자였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