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재심 재판 과정에서 당시 피해자들에게 적용된 미군정 포고령 제2호가 무효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와 있는 만큼 이어지고 있는 관련 재심을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순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진행 중"이라며 "순천지원은 최근 '미군정 포고령 제2호는 무효'라는 판단도 했다"고 밝혔다.
소 의원은 이어 "여순사건 유족들을 만나보면 내용 자체도 잘 모르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모르는 실정이다. 유족들이 대부분 고령이기 때문"이라며 "보통 재심사건은 기일 지정이 매우 늦게 되는데 여순 사건의 경우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재심 기일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 의원은 "특히 여순사건은 당시 사건 기록들이 없는 경우가 있다"면사 "당시 신문에 보도된 선고 기록 등을 재심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법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만큼 지법원장이 재심 사건의 조속한 진행과 증거 인정 부분의 특수성을 고려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항소 여부는 모르겠지만 항소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면서 "관련 재심 사건 있다면 재판 기일을 빨리할 방법이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는 19일 1948년 여순사건으로 처형된 고 박채영, 박창래, 심재동, 이성의씨 등 민간인 희생자 4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 등은 여순사건 당시 14연대 군인 등에 동조해 공중치안 및 질서를 교란하거나, 국권을 배제하고 통치 기본질서를 교란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영장도 없이 체포돼 수감됐다가 처형당했다.
이번 재판은 2019년 대법원이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한 뒤 내려진 네 번째 무죄 판결이다.
2020년 1월 철도기관사이던 고 장환봉씨와 2021년 6월에는 순천역 철도원으로 근무했던 김영기씨, 대전형무소에서 숨진 농민 김운경씨 등 민간인 희생자 9명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해 1월28일 여순사건 당시 대전시 산내동 골령골에서 희생된 김중호씨(당시 20세) 등 민간인 희생자 12명도 무죄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