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실적 '힌트' 준 마이크론…4Q '조단위' 적자 탈출 관건

마이크론 4개 분기 연속 적자…"업황 바닥 지났다" 공식화
삼성 반도체·SK, 3Q도 적자 확실시…4Q 큰 폭 회복 기대
AI용 HBM 경쟁 본격화…내년 흑자전환 속도 판가름할 듯

연합뉴스

메모리 반도체 업계 실적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마이크론의 성적이 나왔다.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바닥을 다진 업황의 회복만 남았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다. 조만간 발표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인 마이크론은 6~8월 매출 40억 1천만 달러(약 5조 4천억 원)와 영업손실 14억 7200만 달러(약 2조 원)를 기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4개 분기 연속 적자이지만, 시장은 업황 회복의 신호를 읽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각각 3%와 19% 상승하면서다. 실제 9월 반도체 가격 동향 지표인 DXI지수가 상승하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V자' 반등했다.
 
여기에 마이크론은 "업황이 바닥을 지났고 고객사의 재고가 정상화한 데다 산업 전반의 공급 감소가 수익성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공식화했다.

황진환 기자
 
삼성전자가 11일 발표할 3분기 잠정 실적을 비롯해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실적은 모두 적자가 유력하다. 삼성전자 DS(반도체)사업부의 경우 2~3조 원, SK하이닉스는 1조 원 중반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다만 점차 회복하는 업황에 따라 4분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현재의 '조 단위' 적자폭을 크게 줄일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저점을 통과했다'는 심리가 시장에 확산하고 있다"면서 "재고 부담이 덜한 일부 고객의 추가 물량 구매가 진행되고, 메모리 공급 업체도 가격 인상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재고 감소와 함께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서서히 변해갈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실적의 변수는 AI(인공지능)용 메모리 반도체인 'HBM'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다.
 
SK하이닉스가 최신형인 HBM3를 독점 공급하는 가운데 기존보다 속도를 높이고 발열 제어가 10% 뛰어난 'HBM3E' 개발 성공으로 한발 앞선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HBM3과 HBM3P를 연내 양산해 추격할 계획이다. 여기에 마이크론이 하반기 'HBM3E' 양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하며 경쟁을 선언했다.
 
따라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 대응과 함께 HBM 경쟁에서 얼마나 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흑자전환 속도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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