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따르면 영진위는 지난 23일 이른바 '박스오피스 교란 행위' 사건에 대한 영화 산업계 긴급 대책회의를 서울 서교동에 있는 영진위 영화교육지원센터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6월 박스오피스 교란 행위와 관련해 멀티플렉스 3사와 배급사 3사 압수수색을 진행한 후 지난 16일 멀티플렉스 3사와 배급사 24곳, 업체 관계자 69명을 영진위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하 통전망)운영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영진위 박기용 위원장 주재로 열린 이날 대책 회의에는 영화관산업협회,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극장업계 관계자와 한국영화투자배급사 연대모임 등 배급업계 관계자 및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영화 제작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업계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최근 검찰에 송치된 사건의 주요 쟁점인 '미소진 프로모션 티켓의 심야시간대 발권', '시사회를 포함한 각종 대관 행사의 발권'은 물론, 이번 수사와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으나 '박스오피스 집계 방식을 현행 관객 수에서 매출액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미소진 프로모션 티켓의 심야 시간대 발권' 중단 합의
이날 회의에서 업계 주요 관계자들은 일단 '미소진 프로모션 티켓의 심야 시간대 발권' 행위를 앞으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심야 시간대 발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소진 프로모션 티켓 발권'은 미사용 프로모션 티켓을 심야 시간대에 발권 처리하는 행위로서 업계에서 오랫동안 통용돼 온 관행이다. 그러나 '프로모션 티켓 심야시간대 발권' 결과로 '관객 수 부풀리기' 의혹 및 '박스오피스 교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한 사안으로 대두됐다.
업계 주요 관계자들은 미소진 프로모션 티켓의 발권 중단에 따른 극장과 배급사간 정산 문제 등은 추후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 나가기로 했다.
또한 회의 참여자들은 '시사회를 포함한 각종 대관 행사의 발권'과 관련해 시사회를 포함한 각종 대관 행사 개최 시 대관료를 지급하는 방안 등 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해결책을 찾기로 합의했다. 현재 대부분의 시사회를 포함한 대관 행사는 배급사가 극장에 대관료를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관하는 스크린에 대한 전체 좌석 수를 발권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박스오피스 집계 방식, 관객 수→매출액 전환될까
이와 함께 영화계에서는 이번 경찰 수사가 진행되기 전부터 관객 수 중심의 박스오피스 집계 방식의 전환 요구가 제기됐다.
영화 티켓 가격이 다양해져 관객 수 중심의 집계를 영화 흥행 가치의 객관적 평가 기준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고 무분별한 무료 초대권과 할인권 발행, 유료 시사회 개최, 심야 발권 행위 등 과당 경쟁을 야기해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업계는 박스오피스의 매출액 중심 전환은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관객 수' 중심의 박스오피스 집계 방식이 정착돼 온 상황에서 '매출액' 중심 집계방식으로 급격하게 전환할 경우 사회적 혼란과 막대한 비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에 회의 참여자들은 앞으로 다양한 영화 업계 종사자와 관객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국민적 공감대를 마련해 박스오피스 집계 방식 전환과 관련한 점진적 정책 전환을 모색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영진위는 "이날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위 세 가지 쟁점 사안들에 대해 앞으로 구체적인 해결 방안 도출을 위해 대책 회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영진위는 향후 진행될 대책 회의를 포함한 제도 개선 작업을 통해 실제 관람객 수가 정확히 집계되고 제공될 수 있도록 업계와 협의,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진위는 통전망의 '심야 시간 발권 모니터링 집중 관리기간(7월 17일~9월 30일)'을 설정하고 통전망 내 심야 시간대 좌석 수의 80% 이상 발권된 상영관과 해당 영화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이 기간 △일별 발권 모니터링 △심야 발권으로 인한 박스오피스 순위 변동 사례 파악 △좌석 판매율 조회 기준 강화 △심야 좌석 판매율 100%인 비정상 발권 의심 사례 발생 시 별도 보고 체계를 통해 모니터링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영진위는 향후 필요시 모니터링 기준을 더 강화해 통전망 집계를 엄격하게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