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수입이 더 감소해 순수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2분기(4~6월) 한국 경제가 전 분기보다 0.6% 성장했다. 두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한 것이지만, 민간·정부 소비와 건설·설비 투자, 수출이 모두 전 분기 대비 줄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분기별 성장률은 수출 급감으로 작년 4분기 -0.3%를 기록해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민간 소비 덕에 올해 1분기 0.3%로 플러스 전환된 뒤 이번에도 역성장은 면했다.
2분기 GDP 부문별 현황을 보면 민간 소비는 재화 소비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줄어든 영향으로 0.1% 감소했다.
정부 소비는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가 줄면서 1.9% 감소했고 건설 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0.3%, 설비 투자는 운송장비 부진으로 0.2% 줄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코로나19, 독감 환자 수가 1분기보다 줄어 건강보험 지출이 감소했다"며 "연초 방역조치 해제로 방역 관련 정부 지출도 축소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실질 GDP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건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영향이 컸다. 수출은 석유제품, 운수서비스 등이 줄어 1.8% 감소했지만, 수입은 원유·천연가스를 중심으로 4.2% 더 크게 뒷걸음질 치면서 순수출이 늘어나 플러스 성장의 배경이 됐다.
신 국장은 "자동차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반도체 수출도 늘어나 2분기 수출 감소폭이 줄었다"며 "수입 감소에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재고 조정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분기 성장률 관련 항목별 기여도 분석에서도 순수출은 1.3%포인트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면 민간·정부 소비는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였으며 건설 투자도 -0.1%포인트로 집계됐다. 순수출이 그만큼 힘겹게 경제성장을 견인했다는 뜻이다.
신 국장은 "2분기 0.6% 성장으로 올해 상반기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 5월 전망치(0.8%)보다 높은 0.9%로 집계됐다"며 "전망대로 올해 1.4% 성장하려면 3분기와 4분기 각 0.7%가량 성장해 하반기 성장률이 1.7%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실질 GDP 증가에도 불구하고 교역조건 악화로 증감 없이 1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