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일당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뒤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고 있는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이재명 대표를 만날 수 있도록 보석 조건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실장의 첫 공판을 열었다. 형사합의23부에서 재배당된 이후 첫 공판으로, 재판부는 이날부터 공판갱신절차에 들어갔다.
정 전 실장 측과 검찰은 이날 첫 공판부터 보석 조건과 장외 여론전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정 전 실장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법원은 보증금 5천만원과 함께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등을 보석 조건으로 제시한 뒤 그를 석방했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의 사건관계자들 접촉 여부 등 보석 지정 조건 준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 전 실장 측은 모친을 만나러 부산을 다녀온 적을 제외하면 주거지가 있는 경기도 성남 지역을 벗어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기존 보석 조건대로 유지하고, 따로 만날 필요는 없다"며 "법원에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전 실장 측에서는 "사건 관계인 접촉 제한은 방어권 제한"이라고 맞섰지만, 재판부는 "오늘은 이 정도로 정리하고 추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전 실장 측이 장외 기자회견을 연 데 대해서도 "여론재판을 하고 팩트를 덮자는 것"이라며 "유리한 부분을 발췌해서 그것을 재판 심리 내용으로 주장하는 것은 거짓된 방법으로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반면 정 전 실장 측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알리고자 한 것"이라고 맞섰다.
한편 재판부는 정 전 실장의 이 재판을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공동피고인으로 함께 기소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재판과 합치기로 했다.
재판부는 내달 말까지 유동규씨의 기존 재판부 증인 신문 녹음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공판 갱신 절차를 마친 뒤 두 재판을 병합할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2주 뒤인 오는 18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