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내 태운 채 옹벽에 쾅…'그알' 수상한 교통사고 추적

SBS 제공
오는 1일(토) 밤 11시 10분 방송될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강원 동해시에서 벌어진 수상한 교통사고 사건을 파헤친다.

30일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3월 8일 새벽 4시 52분쯤 강원 동해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텅 빈 사거리에서 차량 한 대가 약 시속 90km 속도로 돌진하더니 시멘트 옹벽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차량 앞부분이 반파될 만큼 충격이 컸지만, 운전자 박성수(가명)씨 부상은 심하지 않았다.

육군 부사관이었던 박씨는 당시 출동한 119 구조대원에게 졸음운전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동승자가 있는지 살피던 구조대원이 조수석에서 한 여성을 발견했는데, 박씨 아내인 김민혜(가명)씨가 뒤돌아 조수석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로 사망해 있었다.

검시 결과 아내 김씨는 교통사고 탓에 발목뼈가 탈구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차량에서 발견된 출혈량은 적었다. 사고 당일 차량 행적에 의문을 품은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사고 2시간여 전인 새벽 2시 반쯤 박씨가 아내를 캐리어에 실어 조수석에 태우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박씨는 아내를 태운 차량으로 사고 현장 주변을 배회하더니 갑자기 급가속해 옹벽을 들이받았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은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아니라, 박씨가 아내를 이미 살해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교통사고로 위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박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뒤집었다. 사고 전날 밤 아내와 통장 잔고 문제로 사소한 다툼이 있었으나 이내 해결했고, 새벽 시간 안방에 들어갔을 때 화장실에서 숨진 아내를 뒤늦게 발견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아내가 화장실 샤워부스 상단에 스카프 같은 얇은 끈을 묶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신실한 교인이었던 아내 명예를 지키는 한편, 아이들이 엄마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지 않도록 아내 시신을 차에 옮겼다고 했다. 다시 집에 들어가 화장실을 정리하고는 무작정 운전을 시작했는데, 아내를 잃었다는 슬픔과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를 고민 속에서 교통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그는 그저 아내 시신을 발견하자마자 119에 바로 신고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도 했다.

부검 결과 아내 김씨는 경부압박 질식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누군가 손끝이나 손톱으로 목을 누른 분명한 자국이 발견되지 않았다. 더욱이 끈으로 목을 조른 흔적인 삭흔이나 아내 김씨가 저항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 박씨가 설명한 대로, 얇은 스카프 같은 끈에 비스듬한 자세로 신체 일부가 바닥에 닿아 있었다면, 타살이 아닌 자살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보태졌다. 교통사고로 인한 다발성 손상이 사망 당시 입은 손상을 덮어버린 탓에 정확한 사인을 알아내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는 현장 CCTV와 아내 김씨의 마지막 발견 위치를 토대로 사고 재현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고 전후 차량 행적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본다"며 "현장을 그대로 복원한 세트에서 남편 박씨 주장이 가능한지 등도 검증한다"고 전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