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피해도 그대론데…"장마 시작에 부산 곳곳 '긴장'

부산, 장마전선 영향권…28일까지 최대 150mm 비
기상청 "엘니뇨 발생 가능성 있어…예년보다 많은 비 예상"
부산시, 장마철 호우 대비 추진사항 점검
기초 지자체도 집중호우 등 재해 대비로 '분주'

부산에 많은 비가 내리는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지역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올여름에는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부산은 지난해 태풍 등 풍수해 피해가 아직 복구되지 않은 곳도 있어 관계기관이 여름철 비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부산은 지난 25일 오후부터 정체전선과 주변 저기압대의 영향권에 들면서 장마가 시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오후 1시 기준 강수량은 47.7㎜를 기록했고, 해안가를 중심으로 시간당 최대 40㎜에 달하는 호우가 내리기도 했다.

27일 오전에도 천둥과 번개, 돌풍을 동반한 시간당 20~40㎜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는 오다 그치기를 반복해 28일까지 최대 150㎜의 강수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올여름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등 영향으로 엘니뇨 현상이 예상되면서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엘니뇨 현상은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의 3개월간 이동 평균 온도 차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 현상과 우리나라 장마 사이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과거 통계자료를 분석해보면 엘니뇨 현상이 발생한 해 7~8월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정체전선, 엘리뇨 현상 발생 가능성 등으로 다음 달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가능성이 8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변동성이 크지만, 평년 수준인 200~320mm보다는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부산 송도해수욕장 일대에 피해 복구 작업을 벌인 모습. 김혜민 기자

이같은 예보가 나오면서 부산지역 곳곳에서는 침수 피해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가 상당했고, 일부 지역은 아직 복구 작업조차 마치지 못한 상황인 만큼 올해 또다시 악몽이 재현될까 긴장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달 기준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를 마치지 못한 지역은 기장군 5곳, 수영구 2곳, 남구 2곳, 해운대 1곳, 영도구 1곳, 동구 1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장군의 경우 칠암항, 문동항, 두호항 등 주요 항구 일대 제방과 방파제가 일부 파손됐지만, 시비와 군비 등 예산을 확보하는 과정에 시간이 걸리면서 복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영도구는 태풍으로 인해 파손된 동삼동 일대 유람선 선착장 등의 제방 복구 사업 예산을 이달 추경을 통해 마련한 상태로, 실시설계 용역도 아직 완료하지 못했다.

해운대구는 수영강 제방 침식을 막기 위한 호안과 빗물·토사를 내보내는 토구 복구 공사를 위한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서구 송도해수욕장 일대 아파트 역시 태풍으로 인한 침수, 월파 피해 복구가 더딘 데다 후속 대책으로 마련된 해안방수벽 설치도 오는 2025년 말쯤에야 완공될 계획이라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25일 안병윤 행정부시장 주재로 '장마철 호우 대비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대응 계획과 준비사항 등 점검에 나섰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올여름 많은 비가 예보되자 긴급 회의를 여는 등 피해 예방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시는 장마가 시작된 25일 오전 안병윤 행정부시장 주재로 점검 회의를 열고 인명피해 우려 지역 321곳에 대한 현장 점검과 취약계층 주민 침수 대피 계획, 반지하 주택 등 저지대 침수 방지시설 지원 사업 등에 대한 추진사항을 살폈다.
 
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 복구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달 말까지 태풍 공사를 마치지 못한 구, 군을 대상으로 복구 지연에 따른 대책과 현장 안전 관리 방안을 요구할 방침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남항과 송도 등 재해예방사업 현장 점검을 마쳤다. 추후에도 재해우려지역에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만일 피해가 현실화하면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주민 침수 대피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초 지자체도 지난해 태풍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을 점검하는 등 풍수해 대비에 나섰다.
 
서구청 관계자는 "송도 해안가 일대를 비롯해 침수 · 산사태 우려 지역을 파악해 지속적으로 현장을 점검하고, 비상근무체제 유지, 월파 · 침수 방지시설을 설치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