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장동 '쪼개기 재판' 가닥…남욱 측 "방어권 걸레 됐다"

檢, 지난달 말 공범 이재명 추가해 공소장 변경 신청
난색 표하던 대장동 관련 재판부들
본류 사건 재판부 "명확치 않은 단어 정리하면 곧바로 허가 여부 결정"
檢 "기소 당시엔 유동규 등 피고인 가담…추가 수사 결과 이재명 기준으로 봐야"
피고인들 집단 반발…"재판 효율과 수사 편의 추구하면서 방어권 침해"

연합뉴스

대장동 본류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가 검찰이 신청한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를 다음달 결정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5명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6월 5일에 공소장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재판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대표의 배임 혐의 사건, 민간업자들의 위례신도시 관련 사건 등 '대장동 관련 사건'과 병합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는 대장동 개발 비리 관련 재판이 크게 3개 재판부에 배당돼 있다.

형사합의22부 외에도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을 심리하고 있다.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지난 11일부터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비리,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공판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8일 이들 '대장동 5인방'에 대해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장동 일당의 배임혐의 액수를 기존 '651억원+α'에서 4895억원으로 변경하고, 공범에 이재명 대표와 그의 최측근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추가한 것이 핵심이다.

검찰은 "기본적으로 배임 범죄의 피해자는 성남도시개발공사"라며 "기존 기소 당시에는 유동규 등 다른 피고인들이 가담한 것이었고 추가 수사 결과에 따라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 두 명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사 임직원으로서 임무와 성남시 공무원들의 임무가 별개라고 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사 자체가 시가 100%로 주주인 상황"이라며 "운영자로서 임무가 있기에 성남시장과 그를 보좌하는 정진상의 공모관계가 추가된다고 해도 임무 위배라는 본질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기일 공소장 변경 요청에 난색을 표했던 재판부는 이날 허가할 뜻을 내비쳤다. 변경된 공소장 중 "단어나 내용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런 부분들이 정리되면 곧바로 허가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는 허가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도 했다.

피고인 측은 "재판 효율과 수사 편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은 걸레가 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남 변호사 측 변호인은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공판하면서 수사가 진행되고, (검찰의) 논리 구조가 바뀌는 것은 피고인 입장에서 얼마나 방어권을 침해하는지 재판부도 알 것"이라며 "최초 공소장 기준으로 증인 신문에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데 다시 바뀐 시각에 따라 신문을 해야 한다면 방어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씨 측에서도 "방대한 배경사실이 공소사실에 포함된다면 피고인이 방어해야 할 범위도 대폭 확대되고, 범죄 구성요건도 아닌 사실을 다투게 돼서 심리가 지연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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