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차례 공기 정화 기능에 의문이 제기됐던 서울 지하철역의 대형 공기청정기 중 일부가 '성능 미달' 제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영철 의원이 서울시 감사위원회로부터 받은 감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공기청정기를 납품한 3개 업체 제품 각 2개씩을 표본 조사한 결과 모두 성능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대상 공기청정기의 미세먼지 제거 성능은 각 업체가 표시한 성능의 61~73% 수준에 그쳤다.
A사 제품은 1분당 20.5㎥의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고 표시했으나 시험 결과 미세먼지를 1분당 12.6㎥(61%)만 제거한 것으로 조사됐다.
B사 제품도 업체가 표시한 성능(22.43㎥)의 67%(15.1㎥) 밖에 성능을 내지 못했다.
C사 제품은 1분당 26.5㎥의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고 했으나 73%(19.3㎥)만 제거했다.
또 공기청정기의 풍량 성능 기준은 1분당 20㎥ 이상인데 A사 제품은 10.9㎥, B사 제품은 14.7㎥, C사 제품은 19.1㎥로 세 업체 제품 모두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서울교통공사에 대해 "성능 미달 제품에 대해 성능 보완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역별 실정에 맞게 필터 교체 주기를 정하는 등 실효성 있는 유지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입찰 관련 직원들도 징계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통보했다.
.서울교통공사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2019~2020년 200여억 원을 들여 지하철 1~9호선 승강장 289곳에 공기청정기 4698대를 설치했지만 그동안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