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시간 줄이는 지방 소아 야간응급센터.."의사가 안 와요"

당진 소아 야간응급진료센터, 운영 시작 한 달 만에 진료 시간 4시간 '단축'
채용 확정, 전문의 돌연 입사 포기…전문의 2명으로 진료

당진 소아 야간응급진료센터. 지난달 1일 진료를 시작했지만, 전문의 부족으로 운영 한 달 만에 진료 시간을 감축하기로 했다. 당진시 제공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야간에 소아 의료공백 문제를 해결할 소아 야간응급진료센터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방의 경우 그 상황이 더 심각하다.

2일 충남 당진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1일 문을 연 소아 야간응급진료센터가 운영 시작 한 달만인 지난 1일부터 진료 시간을 줄여 환자를 받고 있다. 애초 계획했던 의료진을 채우지 못한 탓으로 일련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 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진종합병원에 자리한 소아 야간응급진료센터는 만 15세 이하 소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하루 10시간씩 365일 의료진이 돌아가며 환자를 보기로 하고 진료를 시작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2명과 간호사 2명이 교대로 각각 1명씩 상주하는 방식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달 24일까지 무려 770여 명이 넘는 환자가 다녀갔다. 인근 서산과 홍성에서도 찾는 이들이 많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센터가 한 달 만에 돌연 진료 시간을 줄인 이유는 애초 계획했던 전문의 채용 인원을 다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초 전문의 3명을 계획했지만, 채용이 확정됐던 전문의 한 명이 돌연 이를 포기하면서 2일 현재까지 부족한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결국 오전 5시까지였던 진료 시간을 4시간 줄여 오전 1시까지만 환자를 보고 있다.

시는 전문의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 중이지만,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소아과 의사가 원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9년까지 100%를 상회했지만, 2020년 78.5%, 2021년 38.2%, 지난해 27.9%로 점차 줄었다.

수도권 쏠림이 더 심해지는 상황에서 지방으로 오려는 의사가 없다는 현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에서 생활권을 갖고 생활하려는 의사들이 많고 지방이 의료 인프라 같은 것들이 부족하다 보니 지방에서 소아과 의사를 구하기가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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