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비둘기파의 등장?…새 금통위원 "급격한 금리 인상, 경제 어려워"

박춘섭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1일 임명장을 받고 공식 임기를 시작한 박춘섭 신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이날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제의 여러 부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적절한 통화정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 포함, 7명 위원의 합의제로 운영되는 금통위는 한은의 의사결정기구로서 기준금리를 정한다. 전날 퇴임한 위원의 뒤를 이어 금통위에 합류한 박 위원이 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비친 것이라 눈길을 끈다.

그는 인사말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파이터' 역할을 강화하는 가운데 우리도 높은 물가와 미국 금리 인상 영향으로 지난 1년 반에 걸쳐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경제의 여러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내외 여건도 녹록지 않아 우리 상황에 알맞은 적절한 통화정책 운용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함께 지혜를 모아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달성하고, 나아가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장용성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왼쪽), 박춘섭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처럼 우리 경제의 어려움과 안정, 성장, 발전 등을 언급한 박 위원의 발언은 그의 비둘기적 색채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이 제1책무인 물가 뿐 아니라 성장과 관련해서도 신경을 쓰고 둘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까지 기대하는 시장은 박 위원의 발언을 반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박 위원은 금융위원회의 추천 몫으로 금통위원에 임명됐다. 앞서 기획재정부에서는 예산실장을 지냈다.

이날 박 위원과 함께 임명된 장용성 금통위원은 "대뇌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여러 모로 부족한 제가 중책을 맡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장 위원은 한은이 추천한 인사로,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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