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기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비기축통화 10개국 평균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도 분석됐다.
16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IMF는 최근 공개한 '재정점검보고서'에서 작년 말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채무(D2) 비율(이하 국가채무 비율)이 54.3%라고 추산했다. 작년 10월 제시된 54.1% 대비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으로 채무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 가파르다는 뜻이다.
IMF는 올해 연말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도 작년 10월 예상치 대비 0.9%포인트 높은 55.3%로 전망했다. 내년 국가채무 비율 전망치도 0.7%포인트 기존치보다 0.7%포인트 올린 55.9%, 2025년 전망치는 0.5%포인트 상향한 56.6%, 2026년 전망치는 0.3%포인트 올린 57.2%로 제시했다.
IMF는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을 상향 조정한 사유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정부는 최근 IMF의 한국 GDP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상대적으로 국가채무 비율이 올라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비기축통화 10개국의 작년 말 기준 국가채무 비율 평균은 52.0%로 한국(54.3%)보다 낮은 것으로 추산됐다. 비기축통화국은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35개국 가운데 달러, 유로, 엔 등 기축통화를 사용하지 않는 한국, 체코, 덴마크, 홍콩,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몰타, 뉴질랜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스웨덴 등 11개국이다.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비기축통화 10개국 평균을 넘어선 건 처음 있는 일로, 저출산‧고령화와 공기업 부채 증가 등 국가 부채 리스크 확대 요인도 적지 않은 만큼 중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진단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