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디 최(62) 개인전 '헬로 키티 데이터베이스 페인팅 토템 + NFT'가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5월 17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데이테베이스 페인팅 신작 33점과 지난해 제작·등록한 NFT 9점을 선보인다.
1980년대초 미국으로 이주한 코디 최는 동서양의 문화적 갈등을 주제로 작업해오다가 1990년대말부터 디지털 데이터를 소재로 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데이터베이스 페인팅의 출발점은 당시 유치원을 다녔던 작가의 아들 조이(31)가 컴퓨터 드로잉 프로그램 '크레욜라 매직 3D 컬러링 북'으로 그린 디지털 이미지다. 연필이 아닌 마우스로, 창의력 보다는 사전에 제공된 템플릿 조합으로 가상 세계의 이미지를 뚝딱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고 작가는 무척 놀랐다.
코디 최는 13일 PKM갤러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21세기에는 상상력이 아닌 데이터가 창조의 근원이 될 거라 확신했다"며 "저만의 알고리즘을 통해 데이터를 자가 증식하는 데이터베이스 페인팅을 1999년 완성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미국에서 컴퓨터 교육 초창기였던 1999년, 유치원생이었던 아들이 사용했던 데이터인 만큼 저한테는 의미가 크다. 계속 1999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할 생각"이라며 "다음에는 고양이와 강아지 대신 돼지와 테디베어 데이터를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NFT 플랫폼 '오픈씨'에서는 작가가 지난해 제작·등록한 NFT 9점을 거래할 수 있다. 최근 NFT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식었지만 작가는 "사이버 세계 안에서 사이버머니로 거래하는 날이 올 것이다. 사이버 세계에만 존재하는 NFT 아트가 당연히 새로운 시대의 아트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1996년 뉴욕 다이치 프로젝트 개인전과 1996년 프랑스 마르세유 현대미술관 개관 기념 그룹전 등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쿤스트할레뒤셀도르프, 마르세유 현대미술관, 독일 켐니츠 미술관에서 순회 회고전을 열었다. 2017년에는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 중 한 명으로 출품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