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유역환경청이 가뭄 대응 방안의 하나로 영산강 보의 하천수를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물 정화와 관로 설치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06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영산강 하천수를 공업용수로 사용한 전남의 A 기업.
이 기업이 영산강 물을 공업용수로 사용한 양은 매일 5천 톤에서 6천 톤에 달한다. 이 물은 한 사람이 무려 54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를 위해 최소 수억 원을 들여 관로와 정비 시설을 마련했고 영산강 홍수통제소로부터 허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물 정화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자 지난 2017년부터 상수원인 주암댐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A 업체 관계자는 "영산강 물이 공업용수로 쓰기에도 수질이 좀 안 좋은 편"이라며 "정화 비용 등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A 업체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하루 최대 만 2천 톤을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을 맺고 평균 7천 톤 정도를 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A 업체 이외에도 다수 업체가 상수도를 공업용수로 사용 중이다.
연간 5천 톤 이상 주암댐의 물을 공업용수로 쓰고 있는 전남의 B 업체도 "영산강 보의 물을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산강환경유역청이 영산강 보에 갇힌 강물을 공업용수로 활용하겠다는 가뭄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영산강 물을 공업용수로 사용하다 중단한 A 기업의 사례처럼 물 정화와 관로 설치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문제가 가장 크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현재 영산강 보의 물을 공업용수로 사용하겠다고 허가를 받은 기업은 A 기업이 유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다 기업들은 수질이 나쁜 영산강 물을 사용해 제품을 만든다는 기업 이미지를 경계하는 분위기여서 영산강 보 물을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가뭄 대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영산강살리기네트워크 이만실 공동대표는 "공업용수로 쓰기 위해 영산강 물을 정화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며 "이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 영산강 보의 하천수를 활용하는 기업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