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고난의 행군 시기인 지난 1997년 공개한 영화를 올 들어 다시 재방영하면서 남자 주연배우의 얼굴을 컴퓨터 그래픽(CG)을 활용해 다른 배우의 얼굴로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얼굴이 지워진 배우는 바로 지난 2013년 처형된 장성택의 조카사위로 알려진 최웅철이다.
김정은의 고무부인 장성택이 '정변을 꾀한 양봉음위의 역적'이자 '반당 반혁명 종파분자'로 처형된 지 10년이 지났으나, 장성택 흔적 지우기는 여전히 계속되는 셈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는 지난 5일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타티아나 가브로센코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의 분석을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월 2일부터 14일까지 예술영화 6부작 '대홍단 책임비서'를 재방영했는데, 주인공 중 한 명인 '명우'역의 배우 '최웅철'의 모습이 영화에서 모두 삭제되고, 공훈배우 '박정택'이라는 인물로 재편집됐다는 것이다.
최웅철은 장성택의 맏형인 장성우의 사위로 알려진 배우이다. 장성택에게는 조카사위가 되는 셈이다.
영화는 고난의 행군 시기 당에서 지시한 문제를 해결하는 양강도 대홍단군의 책임비서를 소재로 해 청춘남녀의 사랑과 수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이른바 현재의 국난 극복을 위해 과거 고난의 행군 시기를 그린 영화를 올 초 다시 방영하면서 장성택의 인척이라는 이유로 원래 있던 배우를 지워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