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은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31주간 위험지역인 인천시, 경기도·강원도 북부 내 50개 지점에서 모기 채집을 수행한다. 매개모기인 얼룩날개모기류의 발생 양상과 원충 보유를 확인해 말라리아 감염예방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속의 암컷 모기가 매개하는 열성질환이다.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얼룩날개모기는 약 430종이나 되는데, 국내에는 8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중국얼룩날개모기 △레스터얼룩날개모기 △잿빛얼룩날개모기 △클레인얼룩날개모기 △벨렌얼룩날개모기 △가중국얼룩날개모기 등 6종에서는 전파 가능성이 확인됐다.
얼룩날개모기는 흑색의 중형 모기로 날개에 흑·백색의 반점 무늬를 띠고 있다. 휴식 시 복부를 40~50도 각도로 들고 있고 촉수가 주둥이만큼 긴 것도 특징이다. 유충은 논, 수로, 웅덩이 등의 물 표면에 수평으로 서식하며, 암컷 모기는 산란기 야간(오후 7시~새벽 5시)에 소, 말, 돼지를 대상으로 흡혈 활동을 한다.
모기 채집은 유문등을 이용해 민간지역 36개 지점에서 1주일 동안, 군부대 14곳의 지점에선 이틀 동안 이뤄지며, 이 모기들을 모기지수(Trap Index·TI)로 환산한다. 당국은 이를 토대로 발생량의 변화를 확인하고 모기지수와 환자발생을 기준으로 말라리아주의보 및 경보를 발령하게 된다.
말라리아 주의보는 매개모기 일평균 개체 수(TI)가 같은 지점에서 처음 2주 연속 '2 이상'인 경우에 내려진다. 경보의 경우 △시·군·구 내 군집사례 또는 3명 이상 군집추정사례 첫 발생 시 △채집된 모기로부터 말라리아 원충이 검출된 경우 △매개모기 일평균 개체 수(TI)가 동일지점에서 3주 연속 4 이상일 때 발령한다.
지난해 조사감시사업에서 말라리아 매개모기는 6월 말과 8월 초에 정점을 나타냈다.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에서 채집된 모기에서는 삼일열말라리아가 검출되기도 했다.
감시 사업은 국방부 육군본부,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 및 해당지역 보건소와 협력해 추진된다. 조사 정보는 매주 목요일 '병원체 및 매개체 감시 주간정보' 등으로 질병청 감염병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모기가 활동하는 4~10월 야간(일몰 직후~일출 직전)에 야외 활동(낚시터·야외캠핑 등)을 자제해야 한다. 또 불가피한 야간 외출 시엔 밝은 색 긴 옷을 착용하고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가 요구된다.
옥내 모기 침임 예방을 위한 방충망 정비, 모기장 사용도 권고된다. 실내에서는 살충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말라리아 위험지역(다발생 지역)에 거주하거나 방문여행 후 발열, 오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인근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방문해 말라리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위험지역에 해당되는 지자체는 유충 서식이 가능한 물웅덩이를 제거하고 환자 발생 시 집중방제를 적극 수행해야 한다"며 "지역 주민과 방문자는 모기활동시간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모기접촉 최소화를 위한 예방수칙을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