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주요 은행장들과 새해 첫 간담회를 연다.
이 원장이 그동안 내부 임원회의와 외부 행사 등을 통해 은행권의 예대금리차(예금·대출금리 간 격차) 확대, 지나친 성과급 지급, 영업시간 정상화 문제 등을 언급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날 간담회에서도 관련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 인상 자제 메시지 나올까
이날 간담회에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17개 은행장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최근 행장 자리에 오른 한용구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등이 이 원장과 처음으로 만날 예정이다.
당장 대출금리 인상 자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0.25%포인트 올리면서 최종금리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는 4.29%로 전달(4.34%)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시중은행이 예·적금과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로 은행의 대표적 변동금리 상품인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잇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으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원리금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날 간담회에서는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 자제가 가장 큰 의제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상 자제 요청은 계속돼왔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 10일 임원회의에서 은행권의 성과보수 체계 개선과 금리 산정 모니터링 강화, 그리고 영업시간 정상화 필요성 등을 집중 논의했다.
당시 이 원장은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하강 우려도 커지면서 서민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자금중개 기능을 통해 우리 경제의 버팀목으로 역할을 해온 은행권과 감독당국이 서민경제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금리상승기에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추어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모니터링해 미흡한 부분은 개선토록 하는 등 금리 산정체계의 합리성·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지난 13일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은행은 가산금리 조정 등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 은행이 작년 순이자 이익 등 규모에서 어느 정도 여력이 있기에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단축된 은행 영업시간도 주요 의제
은행권의 영업시간 단축 해제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영업시간을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1시간 단축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은행권은 노사가 영업시간 정상화 여부를 논의할 것라며 단축 영업 해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이 원장은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들의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음에도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이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 노사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영업시간이 하루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5일 "최근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은행권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와 기대에 부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기간이었던 지난해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임직원들이 높은 성과급을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서민들은 생계형 대출 창구로 내몰렸다는 점에서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