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은 22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어 1조 7천억달러 규모의 2023 회계연도 예산안을 찬성 68표, 반대 29표로 가결해 하원으로 넘겼다.
이 예산안에는 국방 예산 8580억 달러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위한 449억 달러(59조원) 예산도 포함됐다.
미국 하원은 다음날 오전 이 예산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통해 "미국이 이미 제공한 금전적 지원을 비롯해 앞으로 제공할 지원에도 감사한다"며 우크라이나 추가 원조방안의 의회 통과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특히 10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당신들의 돈은 자선이 아니라 국제 안보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자"라며 미국 의회를 압박하기도 했다.
예산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러시아의 침공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액수는 모두 1천억 달러(130조원)에 이르게 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문학적인 예산 지원에 대해 야당인 공화당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 때문에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연설 때도 공화당 의원들의 불편한 모습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정치 매체 더 힐에 따르면 이날 연설에 참석한 공화당 하원의원은 213명 가운데 86명에 불과했다.
특히 로런 보버트와 맷 게이츠 하원의원 등 참석 의원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입장 때 박수조차 치지 않았다.
게이츠 의원은 연설 뒤 트위터에서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멈추고 이미 건넨 지원금에 대한 사기(fraud)를 조사해야 한다는 내 입장을 바꾸지 못했다"고 밝혔다.
칩 로이 하원의원은 연설을 "정치 쇼"라고 규정하며 "우크라이나가 계속 푸틴과 싸우기를 바라지만 그들은 미 하원(이 승인한) 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총무는 내년에도 하원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지원금 사용을 제대로 감시해야 한다는 데 관심이 있으며 계속 그렇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런 데이비드슨 하원의원은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에 대해 "절대 안 된다"며 "우리는 전쟁을 확대할 게 아니라 봉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 연설은 우리는 전쟁을 확대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미국 상원이 내년 예산안을 처리함에 따라 최근 매년 반복돼 온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의 2022 회계연도 예산은 지난 9월 30일부로 종료가 돼 그 이전에 2023 회계연도 예산안을 처리해야 했지만, 여야 간 견해차로 진통을 거듭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