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피해자父 "고통 속에 산다…전주환에 가장 무거운 벌 내려달라"

스토킹 살해 피해자父 눈물로 호소
"전주환이 사회로 돌아올까 두렵고 무섭다"
"우리 법이 허용하는 가장 중한 처벌 내려달라"
"지금도 어딘가에서 고통받고 있을 여성 위해 행동해야"

'신당역 스토킹 살인범' 전주환. 류영주 기자

'서울 신당역 스토킹 살인범' 전주환(31)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의 아버지가 재판에 출석해 전주환에게 가장 무거운 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박정길·박정제·박사랑 부장판사)는 13일 열린 전주환의 보복살인 혐의 공판에 피해 여성의 아버지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피해 여성의 아버지는 "증인으로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하다"라며 "큰 딸을 얻은 날 아이를 잘 키워 행복하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지금은 고통과 절망 속에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고, 숨을 쉬고 있는 제 자신이 원망스럽다"라며 "제 가족이 왜 법정에 와 있는지도, 왜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도 믿기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앞서 전주환은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피해자를 협박하고 스토킹한 끝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피해자에게 불법 촬영물을 전송하면서 협박하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351회에 걸쳐 불안감을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범' 전주환. 류영주 기자

이에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자 그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합의를 요구하며 21회 문자메시지를 보내 스토킹했고, 올해 9월 피해자가 근무하고 있던 신당역을 찾아가 살해했다.

이날 재판에서 피해자 아버지는 전주환에게 우리 법이 허용하는 최고 형을 내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는 "가해자는 제 아이를 2년 간 스토킹했고, 제 아이는 참고 견디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소했는데 끔찍한 범죄를 당했다"라며 "고소했다고 이런 범죄를 저지르면 누가 고소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전주환이 사회로 돌아올까 노심초사하고 있고, 또 저희 가족을 해칠까 두렵고 무섭다"라며 "부디 그 자의 죗값에 합당한 엄벌이 내려지길 바란다. 우리 법에서 허용하는 가장 중한 처벌을 내려달라"라고 말했다.

끝으로 피해자 아버지는 "무엇보다 이런 비극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지금도 어딘가에서 고통받고 있을 여성들이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지 모른다. 저라도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때 용기 낸 것이 참 잘한 일이었다고 언젠가 스스로 다독여줄 날이 오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전주환에 대한 1심 재판은 내년 초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0일 전주환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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