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참사 직후 2차례 기동대 투입 '인파 위험' 막았다

참사 직후, 이태원 퀴논길과 나이지리아골목 대규모 인파 몰려
경찰, 기동대 보내 30분 만에 해산 조치

박종민 기자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직후, 현장 인근에서 인파 사고 위험이 있는 군중 쏠림 현상이 두 차례 가량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현장에 있는 기동대를 투입해 약 30분 만에 해산 조치를 취했는데, 참사 당일 인근에 경력이 사전에 배치됐다면 피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2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참사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달 29일 새벽, 이태원 퀴논길과 나이지리아골목 인근에도 압사 사고가 우려되는 대규모 인파가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인파가 몰렸던 골목 모두 경사로로 참사 장소와 비슷한 구조다. 퀴논길의 한 제과점에서 근무하는 50대 여성 A씨는 "참사 당일 오후 10시쯤 밖으로 발을 내딛지 못할 정도로 퀴논길 전체가 사람이 가득 들어찼다. 끼어들지도 못해서 가게 밖을 못나갔다"며 "인파에 휩쓸렸고 여기서 한 명 넘어지면 큰일 나겠다 싶었다. 그런데 건너편에서 사고가 났다고 해서 집에 가서 소름이 돋았다"고 밝혔다.
 
21일 서울 용산구 나이지리아 골목. 일방통행 경사로다. 백담 기자

CBS노컷뉴스가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을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용산경찰서 지휘망 무전 녹취록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달 30일 오전 01시51분, 기동대를 투입해 이태원 퀴논길의 인파를 해산하라는 무전이 나온다.

1시간 이후인 이날 오전 2시 42분엔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에서 경비과장에게 "이태원파출소 뒤편 나이지리아 골목(킹클럽) 인원 순간 폭증"이라며 경력 지원을 요청했다.
 
이후 이날 오전 2시 56분쯤 11기동대는 퀴논길에, 77기동대는 나이지리아 골목에 배치됐다. 이로부터 약 30분 뒤인 오전 3시 26분쯤 "퀴논길, 킹클럽 해소 어느 정도 소강"이라는 내용의 무전이 나온다.
 
이날 근무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과 더불어 퀴논길과 나이지리아 골목 모두 사람들이 거의 붙어서 가다시피 할 정도로 인파가 극심했다"며 "사고가 났던 곳과 비슷하게 경사진 골목길이라 사고 우려가 있었고 기동대 투입 후 해산조치 했다"고 밝혔다.
 
21일 서울 용산구 퀴논길 일대. 백담 기자

용혜인 의원은 "이날 경찰이 열람 공개한 서울청·용산서 지휘망을 종합한 결과, 참사 당일 퀴논길·나이지리아골목에서 두 차례나 추가적인 인파 사고의 위험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됐다"며 "경찰의 현장 조치로 추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점은 다행스럽지만, 다수 인파 사고 발생 위험이 분명한데도 어떤 관계기관도 예방 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은 것이 참사의 원인이 됐다는 점은 오히려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투명한 정보공개가 우선되어야 하지만 특수본 수사 이후 대부분의 자료가 국회로 제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향후 국정조사 과정에서 수사를 빌미로 참사 진상규명이 미뤄지지 않도록 윤석열 정부가 전향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