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 존재감 뿜는 시진핑…캐나다 총리엔 '짜증', 왜?

홍콩 명보 캡처

코로나19로 인해 3년에 가까운 칩거 아닌 칩거를 끝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제 정상외교 무대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나롄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제외한 모든 정상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전에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베이징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가지며 국제무대에 나서기 위한 기지개를 켰다.
 
이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4일부터 주요국가 정상들과 잇따라 회담했다.
 
시 주석은 발리 도착 첫날인 14일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집중했다. 세계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세계 초강대국 정상과 3년만의 회담인 만큼 중요성이 다른 나라 정상과의 만남에 비할 바가 아니었음은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15일에는 한국 윤석열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8개 국가 정상과 회담을 가졌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각국 정상과 만나려면 정말로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써야 하는데 이러다보면 내실이 부족해지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도 채 30분이 못됐다.
 
시 주석은 이튿날인 16일에도 정상회의 개최국 수반인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국제연합(UN) 사무총장 등과 회담했다.
 
시 주석의 광폭 외교행보는 18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이어진다. 중국의 이웃이면서도 미국과 주파수를 맞추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17일 오후 정상회담이 주목된다.
 
제한된 시간에 여러 정상을 만나다보면 뒷말도 나오게 마련이다.
 
시 주석은 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연회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전날 두 사람이 나눈 대화가 언론에 공개된 데 대해 항의하면서 짜증을 냈는데 정상외교 무대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다.
 
캐나다 총리실 제공

공개된 사진을 보면 희미한 미소를 띤 상태였지만 팔 동작을 크게 하면서 트뤼도 총리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시 주석은 "우리가 나눈 대화 내용이 모두 신문에 실렸다"며 "대화를 그런 방식으로 나누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에서는 자유롭고 공개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지지한다"라고 받아쳤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솔직한 대화를 믿으며 이것이 우리가 계속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건설적으로 협력할 것이지만 서로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약간 짜증난 듯이 트뤼도 총리의 말을 끊으며 "조건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간단하게 악수한 뒤 회담장을 빠져 나갔다.
 
두 사람은 15일 G20 첫날 정상회의를 계기로 10분간 비공식 회동을 했는데 트뤼도 총리는 G20 관련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대화의 요점을 공개했다.
 
시 주석이 영국 총리와 4년 9개월 만에 진행하려던 정상회담은 일정 문제로 취소됐다.
 
영국 총리실은 리시 수낵 총리가 시진핑 주석과 G20 정상회의 때 만나려고 했지만 취소됐다고 밝혔다. 폴란드 땅에 떨어진 미사일 문제로 정상들의 일정에 변동이 생긴 때문이다.
 
하지만 중영 정상회담이 무산된 데는 수낵 정부의 강경한 대 중국 입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양국 정상회담 취소 소식을 알리며 수낵 총리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을 향해 "영국 경제 안보의 가장 크고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레그 핸즈 영국 무역정책 담당 부장관이 최근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총통을 만난점도 정상회담이 불발된 이유 중의 하나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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