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위원장인 박윤봉 충남대 교수는 올해 수능에서 예년 출제기조를 유지했으며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17일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 출제 방향 브리핑에서 "학교에서 얼마나 충실히 학습했는지 평가하기 위해 고교 교육과정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함으로써 고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며 "올해 (6월과 9월) 2차례 시행된 모의평가 결과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예년 출제기조를 유지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국어 영역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소재를 활용해 출제했고, 수학 영역은 교육과정의 범위 내에서 수학의 기본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 기본적인 계산력과 논리적 추리력을 평가하는 문항 등을 출제했고, 종합적 사고를 요구하는 경우에도 지나치게 어려운 문항은 피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영어 영역은 교육과정이 정한 어휘 수준에서 듣기 능력, 독해 능력,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했으며, 한국사 영역은 한국사에 대한 기본소양을 평가한다는 취지에 맞춰 핵심적이고 중요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했다.
탐구 영역은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탐구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측정하도록 출제했고,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필요한 언어능력 및 해당 언어권의 문화에 대한 이해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수능 난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EBS 연계율 비중이 축소된 부분이 '불수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체감 연계도를 올리는 데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EBS와 동일한 지문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지문이 담고 있는 소재나 내용이 유사해 학생들이 문항을 읽었을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로 출제했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선택과목이 있는 영역에서는 과목별 난이도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출제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수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어와 수학 영역은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과목을 응시하고 선택과목 중 1개를 골라 시험을 본다. 국어 영역에 응시하는 지원자 중 65.9%가 '화법과 작문'을, 34.1%가 '언어와 매체'를 선택했다. 수학 영역에서는 '확률과 통계'가 50.0%, 이어 '미적분' 43.7%, '기하' 6.3%다.
특히 지난해와 같은 출제오류를 막기 위해 출제 검토자문위원을 대폭 강화했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지난해에 출제 오류로 국민들에게 크게 심려를 끼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난도 문항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특별히 점검하는 절차를 추가로 넣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학문적인 엄밀성을 전문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검토자문위원을 영역별로 더 추가해서 그런 부분(출제 과정)에서 오류가 없도록 노력을 더 강화하고, 총 출제기간을 이틀 늘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