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참사 이후 혼잡상황에서의 안전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지난 7일부터 전국장애인차별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가 재개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에 시위를 자제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고, 전장연과 경찰 또한 시위 과정에서의 안전을 지키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의 시위가 재개된 사실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다. 공사는 "지난 3일 전장연 측에 지하철 시위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참사 이후 혼잡시간대에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 안전에 대한 우려와 경각심이 커진 데 따른 조치였다. 공사는 "그러나 이에 대한 전장연 측의 응답은 없었다"며 "오히려 지하철 시위를 7일부터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7일부터 전장연은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재개해 사흘째 이어나가고 있다. 국가애도기간 동안 잠정 중단했던 시위를 다시 시작한 것이다.
공사는 "이대로라면 큰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이 우려된다"며 "전장연도 시민 안전을 위해 시위를 자제하여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현재 시행 중인 지하철보안관·역 직원 등 현장 안전요원 투입을 계속 이어가 승객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하철 시위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장연과 경찰 또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시민들이 꽉 찬 공간이나 밀집된 공간에는 타지 않고 있다"며 "많이 비어 있는 열차, 탈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 쪽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시위 현장을 통제·관리한 경찰관 A씨 또한 "(참사 이후) 경찰들도 혹시라도 사고날까봐 더 불안해한다"며 "전장연 측도 너무 혼잡한 칸 앞에서는 기자회견 등을 좀 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참사 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