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너서클 모인 대화방 여럿…흔적은 지워지지 않아"

유동규, 경기도 '이너서클' 대화방 주장
"산하기관, 정무방, 법조팀 등 따로 존재"
"검찰에 클라우드 비밀번호까지 제출"

구속 기한 만료로 지난 20일 출소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사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대선자금을 건넸다고 진술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경기도 핵심 인사들로 구성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이 여럿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27일 자택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텔레그램 대화방은) 언론에 나온 것 이외에 산하기관장 모임 별도, 정무방 모임 별도, 법조팀도 따로 있었다"며 "인원은 많지 않다. '이너서클'이라 전체 합쳐 10명 정도"라고 밝혔다. 텔레그램 '정무방'은 유 전 본부장을 비롯해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부원장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휴대전화 클라우드를 열어 비밀번호까지 모두 (검찰에) 제출했다. 수사와 재판을 통해서 말하겠다"며 "증거를 다 지웠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흔적 같은 건 다 지워지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벌 받을 것이 있으면 가감없이 벌 받을 것이고, 다른 분들이 벌 받을 것들은 다른 분들이 벌 받아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원장 측이 '가짜 변호사'로 자신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에는 "경기도 고문 변호사가 와서 '위에서 왔다'고 했다. 높은 분이 내려보냈고 '걱정 많이 한다'고 얘기해서 나를 케어(보호)해주려고 왔나 생각했는데 다 자기방어를 위해서였다"며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감시하려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를 알았느냐는 물음에는 "본인 입으로 '환수시켰다'고 치적을 자랑하지 않았느냐"며 "본인이 국정감사에서 했던 얘기는 다 거짓말이냐"고 되물었다.

검찰은 현재 유 전 본부장을 포함한 주변인들의 진술과 증거를 바탕으로 김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수사 과정에서 충분한 인적, 물적 증거를 확보했다"며 "향후 입증 책임에 필요한 여러 객관적 증거들은 공판 과정에서 하나씩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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